보라매병원 이지영·분당서울대병원 신철민 교수, 공동연구
담낭절제술로 인한 파키슨병 발병위험도 1.14배…남성 최대 1.2배 상승

담낭절제술로 인한 담즙산 대사 변화가 향후 파키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 , 숭실대 한경도 박사 등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 16만1,838명과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은 29만6,135명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사진제공: 보라매병원)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사진제공: 보라매병원)

파킨슨병은 뇌신경세포의 퇴행으로 강직, 서동증, 떨림 등의 운동장애와 보행 장애 등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며 병태생리학적 발병기전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인해 가족성으로 발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비유전성으로, 다양한 기전의 영향으로 복합적으로 발병한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발병의 여러 위험인자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담낭절제술로 인한 파킨슨병 발병위험도가 1.14배 상승했으며, 남성의 경우 발병위험도는 최대 1.2배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담낭절제술이 후속적인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역학 연구이므로 담낭 절제술과 파킨슨병 발병 사이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제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담즙산 대산 변화가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과 절대위험도 상승 정도가 크지는 않지만 여러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유의한 영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담즙은 장내미생물 조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수술을 통해 담낭을 절제하게 되면 담즙의 대사과정이 바뀌어 인체에서 담즙산의 조성 및 담즙 순환풀(당구)이 크게 변화하고, 이로 인해 장관 내 미세물균총의 변화가 발생해 장내 미생물, 장, 뇌축의 항상성의 교란을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담즙이 새어나가면서 초래되는 인체 내 미세 환경 변화는 뇌신경계의 미세염증 및 퇴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이런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기전 연구 및 임상 연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 병(NPJ Parkinson's Disease)’의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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