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서영석 의원‧김윤 교수’…윤 후보, ‘서정숙 의원‧김승희 전 의원’
‘공공의료 확충‧CCTV 설치’ vs ‘간병서비스 확대‧부과체계 개편’ 주목

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정되며 이들이 들고나올 보건의료분야 대선 공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지방의료원 강화, 수술실 cctv 설치 등 보건의료 관련 민감한 정책을 던지며 의료계 이슈의 중심에 선 바 있지만 윤석열 후보는 구체적인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한 적 없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당과 조율한 공약을 발표하기 전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누구와 정책을 다듬느냐에 따라 대선 보건의료 공약이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들 두 후보의 곁에서 보건의료정책을 다듬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이들의 평소 생각이 후보들에게 투영돼 정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보건의료 책사는?

이재명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보건의료계 인사 중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됐지만 올 초부터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대책,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관심을 끌었다.

당시 김 교수는 의료계의 이같은 시각에 대해 “자신은 애초 친정부 인사가 아니며 정부 정책이 바른 길로 가면 지지하지만 잘못된 길로 가면 비판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교수는 최근 다양한 심포지엄과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을 비판하며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청이 아닌 임상 전문가 중심 거버넌스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사 인력 증원을 기반으로 한 지역의료체계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민주당) 경선캠프였다면 앞으로는 당의 공식 후보캠프가되니 변화는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당과 함께 보건의료공약을 다듬고 논의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보건의료인 출신 현역 의원들도 이재명 후보의 보건의료정책 책사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약사 출신 서영석 의원이 세간에 가장 많이 거론된다. 서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초고가 의약품 관리 방안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관리 ▲공공병원 병상 부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약사 출신인 서 의원은 코로나19로 백신 접종 후 타이레놀 복용이 이슈였을 때 타이레놀 품귀현상 해결책으로 ‘대체조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지역책임병원 중심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체계 확립 등을 담은 공공보건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당 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활동 중인 조원준 수석전문위원,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등도 이재명 후보 선대위가 본격 활동하면 이 후보의 보건의료정책 주요 책사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이재명 후보 측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은 최근 이 후보에 대한 20~30대 젊은층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안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정책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윤석열 후보 측 보건의료 책사는?

윤 후보 측 보건의료정책 책사로는 현직 의원들이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우선 서정숙 의원이 윤 후보 측 보건의료정책 전문가 그룹 대표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서 의원은 약사 출신이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 한국여약사회 회장, 대한약사회 정책단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한 풍부한 경험으로 윤 후보를 보좌하고 있다.

특히 서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였다. 이런 서 의원의 성향이 윤 후보의 보건의료정책에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종성 의원도 있다. 최근 윤 후보가 ‘요양-간병 걱정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발표한 보건의료정책은 이종성 의원실을 통해 뿌려졌다.

이 의원은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복지 전문가로 국민의힘 내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정책동행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윤설열 후보가 예비후보 시절 차렸던 ‘국민캠프’에서 활동했던 의사 출신 인사들도 주목해야 한다.

당시 보건의료특위 위원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출신인 김승희 전 의원, 아동청소년특위 위원장은 의사 출신인 신의진 전 의원이었다.

김승희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생활을 마감하면서 ‘원격의료 도입’에 대해 “언젠간 도입될 원격의료를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계에 유리한 방안으로 먼저 제안해야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의사 출신 신의진 전 의원은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피해자인 나영이 주치의로 전국민의 관심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을 맡고 있다. 의사이긴 하지만 아동학대와 관련한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의료 관심 많은 이재명vs간병 먼저 꺼낸 윤석열

한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아직 공식적인 보건의료 공약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예비후보시절 당내 경선을 거치며 언급한 정책들이 있지만 양 당의 공식 대선후보가 된 후에는 당이 생각하는 공약들과 접목해 최종안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까지는 두 후보가 어떤 보건의료공약을 들고 20대 대선에 임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등을 거치면서 공공의료 확대는 물론, 수술실 CCTV 설치 등 의료계 반발도 개의치 않고 과감히 추진해온 점을 감안하면 의료계 ‘눈치’를 보지 않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윤 후보의 경우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도 별다른 보건의료공약을 발표한 바 없어 아직은 어떤 보건의료정책을 전면에 내세울지 미지수다.

다만 최근 간병 지원 강화를 담은 정책을 발표하고 SNS를 통해 건강보험료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과 함께 부과체계 개편을 언급한 것을 볼 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후 국민들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두 후보가 어떤 보건의료정책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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