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박현규 교수팀, 중금속 흡착 단백질 이용
“약물의 서방형 방출로 위치 추적 가능해”

국내 연구진이 중금속 흡착 단백질을 이용한 금속 나노 입자 고효율 생합성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위치 영상화가 가능한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중앙대 화학과 박태정 교수,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김문일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금속 나노 입자 합성에 주로 사용되는 물리화학적 방법은 독성이 있는 환원제, 계면활성제와 유기 용매를 이용해야 하기에 약물전달체 등 생체 내에 사용하기에는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원력이 우수한 단백질을 미생물 내에 과발현해 금속 나노 입자를 생합성하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이는 미생물이 받아들이는 금속 전구체 종류와 농도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금속나노입자와 약물을 동시에 포집한 다기능성 알지네이트 젤 개발과 이의 생체 내 위치 영상화 기술의 모식도(제공: KAIST)
금속나노입자와 약물을 동시에 포집한 다기능성 알지네이트 젤 개발과 이의 생체 내 위치 영상화 기술의 모식도(제공: KAIST)

연구진은 현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장균에 중금속 흡착 단백질을 발현하는 플라스미드를 형질 전환해 단백질을 과발현한 후 이를 알지네이트 젤에 포집해 그 활성을 안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중금속 흡착 단백질을 포집한 알지네이트 젤은 다양한 종류의 금속 이온을 30분 이내로 빠르게 고농도로 흡착하고 환원시켜 금, 은, 자성, 양자점 나노 입자 등 다양한 종류의 금속 나노 입자를 알지네이트 젤 내부에 고농도로 생합성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연구진은 특히 항암제 등 약물과 중금속 흡착 단백질을 알지네이트 젤에 동시에 포집한 후 높은 형광을 나타내는 양자점 나노 입자를 젤 내부에 합성했다. 형광을 통해 위치의 추적과 영상화가 가능하고 약물의 서방형(sustained release) 방출이 가능한 다기능 약물 전달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서방형은 약물 등이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발출되는 형태를 말한다.

연구진은 항암제와 녹색 형광을 보이는 카드뮴 셀레나이드(CdSe)와 파란색 형광을 보이는 유로피움 셀레나이드(EuSe)로 이뤄진 양자점을 동시에 포집한 약물 전달체를 마우스에 경구로 주입한 후 이 약물 전달체의 위치를 생체 내에서 추적 및 영상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중금속 흡착 단백질을 포집한 알지네이트 젤은 독성 물질 없이 고속·고농도로 다양한 금속 나노 입자를 생합성할 수 있고 동시에 약물의 서방형 방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약물 전달체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졸업생 김문일 박사, 중앙대 박찬영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스(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논문명: In situ biosynthesis of a metal nanoparticle encapsulated in alginate gel for imageable drug-delivery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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