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달만에 마스크 착용 지침 복구…확진자 다시 10만명 넘어서
백신 접종률은 한 달 간 2.9%p 늘어…'백신 접종 의무화' 목소리
프랑스·이탈리아 방역 강화 선회…이스라엘은 3차 접종 고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을 준비하던 나라들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감염이 다시 확산세에 들어서면서 다시 방역 수위를 올리고 있다.

백신 접종률 70% 달성으로 '기쁜 여름'을 맞이하겠다던 미국 바이든 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과 부진한 접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7일 마스크 착용 완화 지침을 두 달만에 철회했다. 철회 당시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강력한 접종 유인책이란 이유로 완화 방침을 고수해왔다.

한 때 4,000명 대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7일 10만8,775명을 기록하며 다섯 달 만에 10만명 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1번이라도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53.6%에서 56.5%로 겨우 2.9%p 늘어나는데 그쳤다.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하고 기업을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지만 접종을 주저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실제로 카이저패밀리 파운데이션(FCC)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조사에서 가능한 빨리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던 절대 다수인 92%가 이미 백신 접종을 마친 반면 접종 의사가 낮았던 응답층 76%는 여전히 접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예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의사협회와 간호사협회 등 60여개 의료단체가 의료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촉구했다. 같은 날 뉴욕시는 소속 공무원들이 의무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29일 연방 정부 소속 공무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선언할 거라고 내다봤다.

백신 접종 진행에 따라 방역 수위를 낮추던 나라들도 델타 변이로 인해 도로 방역 강화에 나섰다.

프랑스는 지난 달 하루 2,000명대까지 떨어졌던 확진자 수가 다시 2만명 대를 돌파하자 백신 접종자만 공공·대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이웃인 이탈리아는 감염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다시 봉쇄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45.6%, 49.9%가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강력한 봉쇄 조치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호주는 시드니에 발령된 봉쇄를 4주 연장했다.

인구 61.6%가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3차 접종을 고려 중이다. 이스라엘은 '백신 그린패스' 제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세를 보이며 지난 봄부터 방역을 완화했다. 지난 6월에는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면서 백신의 위력을 증명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 지난 27일 2,164명을 기록했다. 확진자 수가 2,000명대에 들어선 건 지난 3월 이후 4달만이다.

이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효과가 저하된 게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백신의 효과가 39%에 그친다고 발표했다. 앞서 조사에서 나온 64%보다 더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나프탈리 베네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6일 추가 접종 승인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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