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고려대-한양대 공동연구팀, 신경신호 모사한 인공 감각 시스템 개발
가상현실·로봇형 의수족 등 촉각 구현 필요한 분야 폭넓은 활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실제 신경 신호의 패턴 학습을 바탕으로 한 인간 모사형 감각 시스템 구현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고려대 천성우 교수·한양대 김종석 박사 공동 연구팀은 인간 피부-신경 모사형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공 감각 시스템은 인공피부, 로봇형 의수·의족은 물론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Metaverse)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신체는 압력과 진동 등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 촉각을 감지하는 만큼 이런 복잡한 원리까지 완벽히 구현하는 인공 감각 시스템 개발은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나노입자 기반 복합 촉각 센서와 실제 신경 패턴에 기반한 신호 변환 시스템 기술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촉각 인식 프로세스를 모방한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입자 기반 복합 촉각 센서는 피부 내 압력을 감지하는 늦은 순응 기계적 수용기(SA mechanoreceptor)와 진동을 감지하는 빠른 순응 기계적 수용기(FA mechanoreceptor)를 동시에 모사 가능하다. 해당 센서에서 생성된 전위는 신호 변환 시스템에서 실제 감각 신호와 같은 형태의 패턴으로 변환된다. 연구팀은 생체 내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실제 감각신경을 추출해 다양한 감각으로 발생하는 신호를 측정해 함수화했다.

인간 피부-신경 모사형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  개요(자료 제공: KAIST).
인간 피부-신경 모사형 인공 감각 인터페이스 시스템 개요(자료 제공: KAIST).

연구팀은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해당 시스템이 왜곡 없이 생체에 감각 신호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인공 감각 시스템으로 구현한 근육 반사 작용 등 각종 생체 감각 관련 현상들이 제대로 구현된 것.

또한 지문 구조로 만든 감각 시스템으로 20여 종에 이르는 직물의 질감을 99% 이상 정확하게 구분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신경 신호의 패턴 학습을 바탕으로 한 인간 모사형 감각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생체신호 모사 기법과 타 감각 시스템이 결합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 6월 3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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