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2만991개 앱 평가 연구 결과 발표…BMJ 게재
연구진 “사용자 데이터 중 23%가 안전하지 않은 통신 프로토콜 전송"

모바일 건강관리 앱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앱 사용자의 개인정보보호 노출 위험이 존재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호주 시드니 맥쿼리대학교의 Gioacchino Tangari 박사팀은 건강관리 앱의 사용자 데이터 수집 여부와 수집되는 데이터를 조사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위험을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있는 2만991개(의료용 8,074개, 건강 및 피트니스 1만2,917개)의 건강관리 앱 사용자 데이터가 분석됐다. 이 중 다운로드 또는 구독료가 필요하지 않은 1만5,838개 앱은 심층 분석이 수행됐다.

연구 결과, 전체 건강관리 앱 88%(1만8,471개)에 잠재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코드가 포함돼 있었다.

건강관리 앱 3.9%(616개)에서는 사용자 데이터가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앱에서 수집하는 주요 데이터에는 연락처, 사용자 위치 등이 포함됐다.

제3자인 외부 서비스 제공 업체는 대부분의 데이터 수집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외부 업체 중 상위 50개 업체가 앱 코드를 통한 데이터 수집과 앱 트래픽을 통한 데이터 전송의 68%를 담당하고 있었다.

트래픽이란 통신 시설이나 서버에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을 말하며, 접속자 통계를 내거나 접송 상황을 관리하는 데 사용된다.

연구진은 전송되는 사용자 데이터 중 23%가 안전하지 않은 통신 프로토콜에서 전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관리 앱 28.1%가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사용자 데이터 전송 시 절반 이하(47%)만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준수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일부 건강관리 앱 사용자 또한 개인정보보호 위험을 우려했으나, 그 비율은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건강관리 앱 사용자 리뷰 1.3%에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에 연구진은 건강관리 앱의 개인정보보호와 일관되지 않은 개인정보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임상의는 건강관리 앱의 이점과 위험을 고려해 환자에게 이를 설명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건강관리 앱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년 모바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하루 모바일 평균 사용 시간은 3시간 40분으로 2017년 대비 15% 증가한 반면, 건강 및 피트니스 분야 앱 사용 시간은 2017년 대비 57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건강관리 앱 ‘눔(Noom)’을 다운로드한 국내 사용자는 수백만명에 달하며, 그 외 건강관리 앱 사용자 또한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도 건강관리 앱을 만성질환자 관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최근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용역 연구를 통해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앱 활용 모델 개발 및 실증사업 보고서를 발표한 것.

해당 국내 연구에서는 건강관리 앱을 통을 사용한 만성질환자에서 체중 감소, 수면 질 향상 효과가 나타나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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