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수가 없어 치료 비중 단 '17%'…도입하면 손해 보는 구조
일본은 시간·규모 세분화해 별도 수가 지급…장비값도 보조
신장학회,"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정책 마련하고 지원해야"

'투석치료 분야의 새 패러다임'으로 불리는 혈액투석여과법(hemodiafiltration, HDF)이 수가 부재로 임상 도입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장학회 혈액투석여과연구회는 신장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장점을 소개하고 임상 현장 도입 확대를 위해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혈액투석여과 치료는 혈액투석에 여과 방법을 더한 치료법이다. 물의 순도를 높여 중분자 크기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기존 혈액투석법보다 환자 생존율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17%에 불과하다. 혈액투석여과 치료에 별도 수가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혈액투석여과 치료 환자 분포도.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전체 투석 환자 중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17%밖에 되지 않는다(자료 제공: 대한신장학회).
국내 혈액투석여과 치료 환자 분포도.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전체 투석 환자 중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17%밖에 되지 않는다(자료 제공: 대한신장학회).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위해선 초순수와 전용 투석막이 필요하다. 장비 세척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수가는 기존의 일반 투석 수가를 적용받는다. 혈액투석여과연구회는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도입한 의료기관이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지난 2012년 혈액투석여과를 별도 급여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만성유지관리투석‘ 항목을 신설해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급여화한 뒤로 지속적으로 수가를 정비해왔다. 투석 시간과 모니터링 장비·환자 수 등 치료 규모에 따라 수가가 세분화돼 있다. 여기에 야간 추가 수당과 장애인 수당은 물론 ’투석액 수질 확보 가산‘을 별도로 부여해 초순수 생성 비용까지 보조한다.

혈액투석여과연구회는 국내 혈액투석여과 치료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과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현실적인 혈액투석여과 치료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혈액투석여과연구회 양동호 회장은 "혈액투석여과 치료는 기존의 혈액투석과는 차별화된 치료법인 만큼 현재 적용되는 일반 혈액투석수가가 아닌 별도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초순수수 생성, 여과 투석막은 물론 추가로 투입되는 의료인력에 대한 비용도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장학회 양철우 이사장 역시 "혈액투석여과 치료는 말기신부전 환자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투석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보험 수가 개선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