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PA 의료현장 실태조사 결과 분석해 공론화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에 내몰리는 PA 방치해서는 안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에도 불법의료행위를 규탄하는 현장 좌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에도 불법의료행위를 규탄하는 현장 좌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이 추진하는 PA(Physician Assistant) 양성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에 내몰린 간호사들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은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7일까지 노조 소속 93개 지부 10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현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7차례에 걸쳐 연속 발표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첫 번째는 ‘PA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것으로 무면허 불법의료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업무내용 혼선은 물론 의료인 간 갈등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PA가 의사들에게 해당 업무를 가르쳐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의사들이 PA를 잡일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본인들이 하기 싫은 업무를 떠넘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사가 일부 충원 되더라도 의사 본인의 일을 하지 않고 PA에게 떠넘기고 있어 의사 업무를 줄이기 위해 PA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인력부족으로 인해 PA들로 업무가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PA들은 인력부족으로 몸이 아파도 병가를 사용할 수 없고, 휴가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없었다. 초과근무와 밤 근무까지 수행하는 게 다반사지만 이에 대한 보상 수준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의 ID로 PA가 처방을 내는 운영 시스템 때문에 월요일 처방을 하려면 토요일, 일요일 근무는 물론 공휴일 근무도 요구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의사들의 휴가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휴가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은 PA 인력이 없으면 의료시스템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공의 수 감소와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 등으로 PA 인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결국 PA 증가는 경력 간호사 자리를 신규로 대체함으로써 인력운영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 부족으로 인한 PA 증가로 환자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가 없어 응급처치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고 전공의가 아예 없어 중환자가 있거나 사망 시 대처가 미흡하다는 호소도 있다”며 “PA는 전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경력 제한도 없어 환자안전이 위협받는다”고 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PA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부족으로 PA의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방치하고 묵인하는 것은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오는 9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PA가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에 내몰리는 절절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PA 문제는 개별 의료기관이 이름을 바꿔 해결할 문제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나서서 노조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당사자 조직이 참가하는 협의 자리를 만들어 PA인력 문제 해결방안을 명확히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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