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D 기반 가상 환자 치료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뷰라보’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 “의료교육 비효율 多…뷰라보 통한 질 향상 목표”

34세 남성 김건명 씨의 근력사정 반응 점수는 몇 점일까? (사진 출처: 뷰라보)
34세 남성 김건명 씨의 근력사정 반응 점수는 몇 점일까? (사진 출처: 뷰라보)

34세 남성 김건명 씨의 근력사정 반응 점수는 몇 점일까, 탈수증상을 호소하는 45세 여성 김해리 씨 대상의 올바른 정맥주사 방법은 뭘까.

이러한 상황을 3D로 구현해 '디지털 환자'를 치료토록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등장했다. 뉴베이스가 제공하는 의료 시뮬레이션 게임 ‘뷰라보’는 리얼월드데이터(RWD)를 기반으로 ‘가상 환자(meta-patient)’에게 정맥주사, 채혈, 신경계 사정 등을 실습할 수 있다.

그럼, 왜 ‘가상 환자’가 필요할까. 실제 환자를 통해 의료 지식을 습득할 때는 환자의 안전문제가 뒤따른다. 또 인체 모형 시뮬레이션은 상호작용에 한계가 있다.

뷰라보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실제 환자처럼 살아 움직이는 가상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의료 지식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이미 국립중앙의료원 등 의료기관과 간호학과 등에서도 뷰라보를 통해 교육 효과를 높이고 있다.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는 “의료 교육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싶었다”며 “뷰라보를 통해 예비 의료인 교육 시 업무 부하를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선영 대표를 만나 뉴베이스의 의료 시뮬레이션 서비스 뷰라보의 주요 기능과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

-뉴베이스와 뷰라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뷰라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뉴베이스는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3차원 가상세계) 공간에서 가상의 환자를 처치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한다. 다른 의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달리 실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게 뉴베이스의 강점이다. 10만건의 리얼월드데이터(RWD)에 데이터 증강 기술을 더해 학습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

의료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구현하는 기술 난이도가 높아 일반 게임보다 개발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수술 등 특정 분야에 특화돼 있으며 환자 전체가 아닌 일부분을 구현한다. 뉴베이스는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구현을 목표로 한다.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이상징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환자 상태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환자와의 상호작용이 없다. 뉴베이스는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과 소통하듯이 의료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가상 인간(메타 휴먼, meta-human), 가상 환자(메타 페이션트, meta-patient)를 만들고자 했다.

-뷰라보 개발 계기는 무엇인가.

먼저 의료 교육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싶었다. 이전에는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ux 전략 분야에서 일을 해오다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병원과 의료기관 교육에 참관하게 됐다. 가 보니 IT 교육과 다르게 많이 열악하더라.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인체 모형 실습에 활용하는 마네킹 가격이 1억원이었다. 비싼 데다가 한 번 고장 나면 고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1억원짜리 모형을 들것에 올리는 실습을 5분 하고 끝이 나는 식이었다. 그 외 필요한 교육은 동영상이나 강의로 진행했다.

해외 의료 교육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열악한 교육 환경을 접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전문적으로 간호대학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일반인이 사무직 취직하듯이 간호사가 된 사람이 많았다. 암병동 수간호사의 나이가 29세였는데 혈압 재는 방법을 몰랐다. 이들에게 어떤 방식의 교육이 필요할까 생각하다가, 현지 간호사들이 좋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모바일을 통한 의료 교육 서비스를 생각하게 됐다.

탈수증상을 호소하는 45세 여성 김해리 씨 대상의 올바른 정맥주사 방법은? (사진 출처: 뷰라보)
탈수증상을 호소하는 45세 여성 김해리 씨 대상의 올바른 정맥주사 방법은? (사진 출처: 뷰라보)

-뷰라보는 정맥주사, 채혈, 신경계 사정, 개인보호구 착-탈의, 재난 중증도 분류 등 5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5개 서비스로 시작한 이유가 있나.

뉴베이스는 재난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의료기관이나 구급대원들에 공급해 온 회사다. 병원에서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학습 효과와 몰입도가 높았다. 이에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는 재난 중증도 분류 게임을 만들었다.

다음으로 응급실에 구급대원이나 환자가 오면 의료진은 의식장애 평가 방법인 글라스고우 혼수척도(Glasgow Coma Scale, GCS)에 대한 소통을 많이 한다. 이에 GCS 관련 자문을 구했지만 의료진 중 정확하게 알고 있는 분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 의료진이 의식에 이상이 있는 중증 환자를 실제로 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빨리 판단하고 처치를 해야 하는데 평소에 볼 기회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포착해 신경계 사정 게임을 만들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후 간호사나 예비 의료진의 병원 실습이 어려워져 이들을 위한 기초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의료진 외 뷰라보의 주요 타깃은.

현재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위한 전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의료 지식이 필요한 대중 시장이 분명히 존재한다. 향후 캐릭터를 더 친근감 있게 만들어서 일반 어린이나 학생도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의료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도 왜 의료진이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치고, 의료 행위를 진행하는지를 이해하면 좀 더 협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동안 대중을 위한 의료 지식 시장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가 퍼져 나갔다고 생각한다. 일반인도 어느 정도의 의료 지식이 있을 때 스스로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금융 지식을 공부하듯이 이른 시기부터 의료 지식을 습득하면 의료 분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뷰라보의 주요 고객은 누구이며, 이들은 어떻게 뷰라보를 활용하고 있나. 사용자 수와 반응도 궁금하다.

현재 고객은 의료기관 종사자, 구급대원, 대학교의 의예과-간호학과-응급구조학과 학생이다. 특히 신경계 사정 서비스는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없는 환자 사례가 많이 제공돼 의예과 학생들도 사용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는 뷰라보의 ‘신경계 사정’, ‘재난 중증도 분류’ 등 2개 서비스를 납품했다. 더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공의료 종사자에 실습이나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공공의료 종사자 대상 온라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요청을 받아 중환자실에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교육 시뮬레이션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뷰라보의 재난 중증도 분류 게임에 자문한 세브란스병원 재난의료교육센터에서는 센터 진행 교육 사업에 뷰라보를 활용하고 있다.

작년에는 적십자병원, 삼척의료원, 부산의료원 등의 교육에 참관했다. 오전에 재난 중증도 분류 이론 강의를 진행한 후 뷰라보 게임을 이용해 대회를 했다. 다 같이 앱을 활용해 게임을 하면 각 참여자의 점수가 나와 1등부터 3등까지 선정한 후 시상했다. 올해는 부산 지역 구급대원 전체 훈련과 평가에 뷰라보가 사용됐다.

학습에 참여한 사용자 수 기준 약 4,000명이다. 간호학과 교수님들이 말하기를 학생들이 열심히 해 온다고 하더라. 학생들이 강의 후 뷰라보를 통해 신경계 사정 테스트를 해 보면서 강의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개인보호구 착-탈의 또한 의료진이 최소 5번은 입어봐야 실수하지 않고 입을 수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병원 실습 전 한 번 정도는 교육을 받지만 반복해서 입어볼 수가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한 번 배운 후 뷰라보를 통해 반복해서 실습해 실제 병원에서도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었다는 사례도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꼽으면.

아직 제공되는 서비스가 많지 않다. 학습해야 하는 양이 방대한 반면 개발된 서비스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단기간 얼마나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도 소아 환자, 임산부, 정신과 환자 등에 대한 서비스 제공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지금은 괜찮지만 향후 콘텐츠가 많아지고 사업이 확장될 때 의료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약과 반발이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의료진으로부터 무료로 자문을 받고, 응원을 받고 있어 감사하다.

-뷰라보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첫 번째 목표는 의료진이 가상 환자를 활용해 의료 지식을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의료 지식을 습득할 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훈련하면 나중에 환자를 봤을 때도 증상과 예후를 파악하기 좋다. 그러나 지금 의료진들은 주로 글을 통해서 배우고 있다.

다음은 의료 교육 접근성 확대다. 의료 지식이 필요한 사람이 의료진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경찰, 군인, 요양보호사, 간병인, 더해서 경제적인 이유로 양질의 의료 교육에 접근하지 못했던 국가의 의료진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안전하게 의료 교육을 받게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의료 지식을 정확하게 인지한다면 사회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정확한 의료 지식을 습득해 질병이나 건강관리를 더 잘하게 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목표는 글로벌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다. 우수한 의료 교육을 그렇지 못한 국가에 전달하면, 의료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의료 인프라 또한 개선될 것이다. 해당 국가의 의료비용이 감소하고, 가난도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대중의 의료 지식 접근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러한 방향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전하고 싶다.

뷰라보 주요 서비스
뷰라보 주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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