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의 전제 조건은 자가진단키트 도입이었다. 자가진단키트는 민감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한다.

오 시장은 12일 온라인 브리핑을 갖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며 업종별로 영업시간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전제는 자가진단키트 도입이다. 유흥업소 등이 자가진단키트로 이용객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면 영업시간을 확대해도 된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 시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가진단키트 사용 승인을 촉구하는 동시에 서울시 차원에서 이미 도입된 신속항원진단키트를 활용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간 이용자가 많은 노래연습장 등에서 이용객 대상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해 예방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키트는 10~30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수단이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도 이미 방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 몇몇 기업도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지 않아 국내 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식약처에 신속한 사용승인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감도가 낮다는 자가진단키트의 한계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검사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전문가들 말로는 (자가진단키트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민감도와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한다”며 “일부 전문가가 우려하는 것처럼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체코는 모든 직장인에 대해 신속항원검사를 의무화했고 오스트리아는 15세 이상에게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장점이 많기 때문에 무료로 보급하는 것”이라며 “영업 현장에 자가진단키트를 접목해 입장하기 전 검사를 시행한 후 입장하게만 해도 영업 제한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타개하는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업장에 들어가기 전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오면 입장이 제한되고 PCR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활발하게 사용되면 감염된 사실을 몰랐던 사람을 찾아 초기 확진자가 늘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상당히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장점이 많은 시스템”이라고도 했다.

서울시는 업종별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을 이번주 내로 마련해 다음 주에는 방역 당국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방역과 민생을 모두 잡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도 착수했다”며 “업종별, 업태별 방역 수칙을 수립해서 기존 방역 수칙을 대체해 나가겠다.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되 방역 수칙은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 사업주의 책임과 의무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번 주말까지 서울시 차원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다음 주에는 시행 방법과 시행 시기 등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와 협의를 시작하겠다”면서 “전면시행 전 특정 업종에 한해 시범실시 하는 경우에도 중대본과 협의를 거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전제로 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이 시행된다면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는 등 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방역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