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정원 94명 중 1차로 50명 정규직 전환…44명 공개채용
김용익 이사장까지 발 벗고 나섰지만 쉽지 않은 공단…“해결책 모색 중”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추진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객센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올해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심평원은 지난 2019년 1월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고객센터 상담원의 정규직 전환을 의결, 지난 1일부터 고객센터 상담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고객센터 정원 94명 가운데 성과평가 및 면접 등을 통해 5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나머지 44명은 공개채용 방식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현재 공개채용 대상인 44명의 경우 1차 원서접수가 마감된 상태로, 5월 중 면접 등 채용절차를 거쳐 6월 1일자로 발령할 예정이다.

이에 심평원 노사는 지난달 24일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직원들의 임금 등 복리후생을 위한 노사합의를 체결했다.

심평원 노사는 고객센터 상담원의 임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하고 차등 없는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해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키로 했다.

또 고객센터 상담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심평원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합의했다.

심평원 고객홍보실 고객센터운영부 관계자는 지난 6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2019년 정규직 전환 합의가 이뤄진 후 지속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준비를 해왔고 인사규정이나 보수 등 노사 간 합의를 거쳐 제반사항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노사 간 협의가 원만히 진행돼 있었고 공공기관 최초로 직영으로 전환되는 만큼 최대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맞춰 드리다 보니 큰 문제 없이 원만하게 진행이 됐다”고 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여전히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 1일 공단 고객센터지부 11개 고객센터 소속 조합원 900여명이 직고용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현재 약 24일간 장외투쟁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현장투쟁으로 전환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센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심평원과 공단이 이 같이 다른 상황에 놓인 배경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상 용역과 민간위탁 구별기준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 1·2단계인 ‘파견·용역직’은 정규직 전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반면 3단계 ‘민간위탁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이 아닌 처우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심평원 고객센터는 1·2단계인 ‘파견·용역직’으로, 공단 고객센터의 경우 3단계인 ‘민간위탁 근로자’로 분류됐다. 때문에 동일한 업무를 담당함에도 3단계로 분류된 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분류 기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며 파업에 나선 것.

하지만 공단 고객센터의 경우 내외부 갈등 해소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단시간 내 해결될 수 없다는 게 공단의 입장이다.

이에 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고객센터 노동자들과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 2월 17일에는 파업 사태 해결에 도움을 얻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면담을 가진데 이어 23일 자문과 의견을 나누기 위해 고용노동 분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을 방문했다.

또 지난 3월 3일 시민중재단과 만남을 갖고, 다음 날인 4일에는 공단을 방문한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면담을, 18일에는 외부전문가인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 등을 만나 논의했다.

공단은 고객센터 협력사 및 상담사노조와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단-협력사-고객센터지부’ 노조대표 3자가 참여하는 ‘고객센터 근로조건 개선 3자 협의회’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고객센터 고용문제는 내외부 반발, 사회문제화 등으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기본원칙을 지켜나가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문가, 노조와 직원들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며 다각도로 해결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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