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여성 생식기 초음파 급여화로 통계에 영향
신규 산부인과 의원 34개소 생길 동안 폐업은 41개소
산부인과의사회 “코로나19로 경영난 악화…폐업 수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산부인과 의원 진료비 증가 폭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진료비 증가 원인으로 자궁·난소 등 여성 생식기 초음파 급여화로 인한 통계의 착시효과가 지목됐다.

그 동안 비급여로 진료비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자궁근종 등 여성 생식기 질환에 대한 초음파 검사비가 지난해 2월 급여로 전환되면서 산부인과 진료비 통계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2020년 3분기 진료비 주요통계(진료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산부인과 의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7,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3분기 기준 산부인과 의원의 진료비(6,431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것에 비하면 3배 더 높은 수준이다.

진료비가 늘어났음에도 산부인과 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의 내원일수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산부인과 의원의 내원일수는 1,055만9,000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통계상 진료비 상승 폭이 커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2월부터 여성 생식기 초음파가 급여로 전환되면서 이전에 비급여로 통계상 잡히지 않았던 비용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경영난이 지속된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악화됐다”며 “매달 1,000만원씩 적자를 보며 버티는 상황이다. 문을 닫고 있는 산부인과 의원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지속되는 경영난을 타개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산부인과 의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악재도 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심평원이 공개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원은 지난 2019년을 제외한 최근 10여년 동안 개원한 의원 수보다 폐업한 의원이 더 많았다.

지난 2019년 46개소가 폐업하고 49개소가 새로 개원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한 해 동안 폐업한 산부인과 의원은 41개소로 신규 개원한 의원 34개소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체 산부인과 의원 수도 감소했다. 지난 2019년 4분기 기준 전체 산부인과 의원은 1,311개소에서 2020년 4분기 1,301개소로 10개소가 감소했다.

지역별 산부인과 의원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서울과 대구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국에서 산부인과 의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서울로 지난 2019년 4분기 391개소에서 2020년 4분기 385개소로 6개소가 줄었고, 이어 대구가 같은 기간 91개소에서 87개소로 4개소 감소했다. 대전과 전남이 각각 2개소씩 줄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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