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문제 품목 확대 없을 것…매출 규모 크지 않아”
업계 내 비판 목소리도…약사회 “위탁생동 인한 관리 부실”

바이넥스의 임의적인 의약품 주원료 용량 및 제조방법 조작 사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장 조사와 더불어 바이넥스의 수탁제조 품목에 잠정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향후 식약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품목들의 판매 지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바이넥스 측은 자진 신고와 매출 규모 등을 이유로 들어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봤지만, 이번 사태가 위탁생동으로 인한 의약품 안전 관리 부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약. 알약. 캡슐. 치료제. 제약. 허가. 품목. 신청. 경쟁. 제네릭. 오리지널.

이번 논란과 관련해 식약처는 지난 8일 원료 용량 및 제조방법 변경이 문제가 된 6개 품목에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취했으며, 9일에는 바이넥스가 타 제조사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한 32품목을 잠정 제조·판매 중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식약처는 또 지난 8일부터 사건의 발단이 된 부산 공장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바이넥스는 앞서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6개 품목을 식약처에 자진 신고한 만큼 처분 대상 품목이 확대되는 일은 없을 거라는 입장이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매 중지 등 식약처 처분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있으며 조사 이후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넥스 측은 해당 제품들이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이번 판매 중지로 인한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넥스가 지난 8일 자율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식약처에서 잠정 제조·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결정한 6개 품목(위탁 제품 포함)의 총 매출액은 약 25억원으로, 2020년 기준 매출(약 1,329억원)의 1.88%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타 제약사와의 첨예한 문제로 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번 바이넥스 사태와 관련해 바이넥스에 의약품 제조를 위탁한 제약사들은 일단 식약처 조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번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 중지 처분을 받은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한 제약사는 “아직 (제네릭을 위탁한 제약사가)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품목과 관련해 향후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바이넥스 측에 위탁 업체들에게 어떻게 대처를 해줄 것인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업체명을 밝히기를 거부한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바이넥스 측으로부터 이번 사태와 이로 인한 위탁 품목의 잠정 판매 중지 조치에 대해 전달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아직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대처나 계획을 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바이넥스 측의 주장대로 단순히 매출 규모로 재단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탁생동의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이 마련되기 전인 70년도에나 있을 법한 구시대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또한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식약처가 내놓은 바이넥스 의약품 6종에 대한 제조판매 중지 조치와 해당 품목의 위탁생산 제네릭에 대한 조치 검토가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수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CMO 제약기업에서 제조 공정 관리 및 품질 관리는 경영의 핵심이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기업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라며 “바이넥스는 이번 사태를 부산 공장에서 합성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이며, 코로나 19 백신 위탁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결코 바이넥스 한 회사의 문제라 할 수 없다. 국가 신성장 동력 K제약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무제한 위탁생동‧공동개발 제도를 운영하면서 품질관리를 방치하는 제약기업의 옥석을 가리지 않은 식약처의 존재 이유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약사회는 식약처가 의약품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의심을 직시하고 전 제조소 의약품 품질 관리를 점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9일 24개사 32품목을 잠정 제조·판매 중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해열진통제 닥스펜정(성분명 덱시부프로펜) 수탁 제조 품목의 경우 ▲덱펜정(경보제약) ▲디캐롤정(일동제약) ▲소니펜정300mg(JW신약) ▲엑시펜정(한올바이오파마) 등 4개 품목이다.

항균제 로프신정250mg(성분명 시프로플록사신염산염수화물) 수탁 제조 품목의 경우 ▲뉴록사신정(구주제약) ▲시플록큐정250mg(조아제약) ▲씨록신정250mg(진양제약) ▲씨록탄정250mg(아이큐어) ▲씨프론정250mg(하나제약) ▲풍림시프로플록사신염산염수화물정(풍림무약) 등 6개 품목이다.

항우울제 셀렉틴캡슐(성분명 플루옥세틴염산염) 수탁 제조 품목의 경우 ▲디프맥스캡슐20mg(라이트팜텍) ▲슬리세틴캡슐(동국제약) ▲영프록틴캡슐(영풍제약) ▲옥세틴캡슐(조아제약) ▲옥시그린캡슐(마더스제약) ▲웰피트캡슐(우리들제약) ▲유니작캡슐20mg(유니메드제약) ▲포녹세틴캡슐20mg(JW신약) ▲푸루세틴캡슐20mg(미래제약) ▲플록센캡슐(화일약품) ▲프로닌캡슐(CMG제약) 등 11개 품목이다.

셀렉틴캡슐10mg(플루옥세틴염산염) 수탁 제조 품목의 경우 ▲슬리세틴캡슐10mg(동국제약) ▲영프록틴캡슐10mg(영풍제약) ▲오베틴캡슐(인트로바이오파마) ▲옥세틴캡슐10mg(조아제약) ▲웰피트캡슐10mg(우리들제약) ▲유니작캡슐10mg(유니메드제약) ▲프로닌캡슐10밀리그램(CMG제약) ▲플록틴캡슐10mg(제뉴원사이언스) ▲플루민캡슐10mg(태극제약) 등 9개 품목이다.

당뇨병치료제 아모린정(성분명 글리메피리드)의 경우 ▲그릴정(에스피씨) ▲글루비정(알보젠코리아) 등 2개 품목이다.

6개 품목 중 고혈압치료제 카딜정1mg(성분명 독사조신메실산염)의 경우 수탁제조 실적이 없어 별도로 품목이 지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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