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 발표…종병 178개소, 중환자전담의 없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적정성평가에서 4.2%인 단 11개소만 1등급을 받았다. 43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1등급은 단 9개소에 그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총 266개 의료기관 중환자실 입원 진료분에 대해 진행됐다.

평가 기관은 상급종합병원 43곳을 포함해 종합병원 233개소로 평가대상이 10건 미만인 기관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평가결과,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점수는 89.2점인 반면 종합병원은 52.1점에 그쳐 전체 평균점수는 58.2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가 결과를 종합해 5등급으로 구분했을 때 1등급으로 평가된 기관수는 단 11개소로 전체 4.2%에 불과했다.

이중에 상급종병은 단 9개소로 강북삼성병원, 경희대병원, 고대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며 종합병원은 양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2개소다.

2등급은 64개소(24.3%)로 상급종병 31개소, 종병 33개소이며, 3등급 52개소(19.8%) 중에도 상급종병 가톨릭대여의도성모병원, 인제대백병원, 조선대병원 등 3개소가 포함됐으며, 종병도 49개소였다.

이어 4등급이 90개소로 34.2%이며, 5등급도 46개소로 17.5%에 달했다.



중환자실 평가 1등급 기관은 서울(7개소)과 경기(1개소), 경상(3개소) 등에만 집중됐다.

특히 제주권(57.1%)와 전라권(52.6%)은 절반 이상이 4등급 기관으로 강원권은 41.7%인 5곳이 5등급을 받아 지역별 의료기관의 중환자실 환경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종병 178개소, 전담전문의 없어

이번 평가 지표는 인력, 시설, 장비 등 ‘구조부문’과 중환자 진료에 필요한 기본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보는 ‘진료과정’, 48시간 내 재입실률 등을 평가하는 ‘진료결과’ 등 총 7개 지표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구조부문 평가인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병상수’는 평균 44.7병상이었다. 상급종병은 40.4병상, 종병은 48.9병상이다.

하지만 종병 중 178개 기관은 전담전문의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급종병은 중환자실의 전담전문의 배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종병은 강제사항이 아닌 영향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간호사 담당 병상수는 평균 1.1병상(상급종병 0.61병상, 종병 1.19병상)으로, 간호사 근무형태인 3교대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수는 3~4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중환자실 내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여부에 대한 평가에서는 상급종병은 대부분 모두 구비한 반면, 종합병원은 시설 6종 중 평균 3종을 구비하고 있다.

특히 중환자 진료시 신속한 대응을 평가하는 ‘표준화된 진료 프로토콜 9종’에 대한 평가서도 상급종병은 모두 구비한 반면 종병은 67.6%인 150기관만 모두 구비하고 있어 격차가 컸다.


진료과정 평가에서 역시 기관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 실시환자 비율’은 기관당 환자의 72.3%로 나타난 반면, 표준화 사망률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은 122개소로 46%에 불과했다. 상급종병의 95.3%가 평가를 하는 것에 비해 종병이 평가를 하는 경우는 36.5%에 그쳤기 때문이다.

진료결과 평가 지표인 ‘48시간 이내 중환자실 재입실 환자 비율’은 평균 1.3%로 종별 차이는 적었다.

심평원 이기성 평가1실장은 “이번 평가는 중환자실에 입실환 환자들의 표준화된 중증도가 없어 사망률이나 감염률 등 주요 지표를 적용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 평가는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학회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해 지표 등 관련 기준을 개선, 보완할 것”이라며 “낮은 등급을 받은 기관에게는 맞춤형 상담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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