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한의대 연구팀, 감염관리 인식 전반적으로 낮아
한약 조제 과정 절반은 일회용 장갑 착용 안해
한의 의료기관 의료인 대상 지속적 감염관리 필요

한의사 10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한의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석대 한의대 연구팀은 최근 ‘한의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에서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 645명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경험을 한 비율은 7.8%로 면허 취득 기간이 짧을수록, 일반의 대비 전문의의 경험이 많았다.

근무처별로는 한방병원에서의 경험률이 15.7%로 가장 높았고, 보건소 10.3%, 한의원 5.8%, 요양병원 3.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방병원은 감염으로 보이는 사례를 10건 이상 경험했다는 비율이 2.5%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감염 추정 경험의 대표적 사례로는 시술 후 알코올 소독이 이뤄지지 않아 치료부위 발진이나 염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고, 호흡기 치료 시 바이러스 및 세균감염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감염 추정 사례가 발생했을 때, 자체 치료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의원이나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거나 했으며, 위자료 등 합의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의 의료기관 감염관리 인식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치료 전 항상 손을 씻는다고 응답한 한의사는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환자 치료 전 항상 손을 씻는다고 응답한 경우는 35.7%였으며, 가끔 그렇다는 39.7%, 7.7%는 항상 또는 가끔 손을 씻지 않는다고 답했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분비물, 배설물 등을 접촉하기 전 장갑을 대체로 착용하는 경우는 60.7%, 점막, 손상된 피부를 접촉하기 전 장갑을 제대로 착용하는 경우는 62.8%에 그쳤다.

대체로 면허취득 후 기간이 길수록, 전문의보다 일반의가 장갑 착용에 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근무처별로는 한방병원 근무자들의 환부 접촉 전 장갑 착용률이 가장 높았다.

또 한의 의료기관 내 감염 관리자가 지정돼 있는 경우는 전체의 41.4%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방병원 관리자 지정 비율이 68.6%로 가장 높은 반면 보건소(보건지소)는 24.1%로 가장 낮았다.

탕전실 내 감염관리 인식도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제실과 탕전실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항상 사용한다는 비율은 32.2%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체로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42.5%, 항상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14.9%를 차지했다.

면허 취득 기간이 길수록 탕전실 내 일회용 마스크 사용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근무처별로는 한방병원 착용률이 가장 높은 반면 한의원과 요양병원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한약 조제 과정에서 항상 일회용 장갑을 대체로 착용한다는 응답도 49.9%로 절반 수준이었다. 면허 취득 기간이 5년 미만으로 짧은 경우 ‘항상 일회용 장갑을 착용한다’는 응답이 56.2%로 가장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한의 의료기관 감염관리를 위해 의료인을 비롯 직원,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병원이나 종합병원급 한의 의료기관의 경우 감염관리위원회 등이 설치돼 있어 환자-의료인에 대한 안전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의원급이 다수인 한의 의료기관 특성에 맞춰 전체 한의 의료기관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를 위한 수가도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연구팀은 “한의계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감염관리, 의료사고 예방, 환자 안전 등을 담당할 수 있는 공동 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한의협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관련 단체, 학회 추천인, 전문가 위원으로 구성된 ‘환자-의료인 안전관리 위원회(가칭)’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의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 환자 안전 등 요구도가 높아짐에 따라 개별 의료기관에서 갖춰야 할 역량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감염 관리 장비, 물품, 시설 등을 보유, 설치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데 장기적으로는 해당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비용을 포괄해 건강보험 수가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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