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악의적 폄훼 목적 있다고 볼 수밖에…강경대응 나선다”

오는 21일 ‘무기한 업무중단’에 돌입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차 단체행동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약, 침, 뜸 등 한의학 시술로 피해 입은 환자 사례를 모으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의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대전협은 21일 인턴·전공의 4년차를 시작으로 23일 오전 7시 모든 전공의들의 업무를 중단하는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며, 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24일과 25일 양일간 온라인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협에 따르면 한의학 관련 케이스 리포트도 이 학술대회 프로그램 후보 중 하나다. 전국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수련 받는 동안 한약, 침, 뜸 등 한의학 관련 시술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환자를 진료한 경험 사례 수집에 나선 것.

대전협 김형철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병원에 한약을 먹고 간부전으로 오는 사례를 많이 봤지만 그 피해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워낙 흔해 학계에서는 케이스 리포트도 안 됐는데 최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시행이 결정되면서 케이스 리포트로 한 번 모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한의학 관련 케이스 리포트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관심은 큰 것 같다”며 “컨퍼런스 연자로 전임의 등이 서로 하겠다는 의견을 줬고 케이스도 상당히 많이 모였다. 이를 통해 한의학 치료 부작용 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학술활동을 통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에서 사례를 모으고 구체화했지만 프로그램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전공의들의 움직임에 대한한의사협회는 학술적인 목적이 아닌 한의학을 폄훼하기 위한 악의적인 의도가 크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협은 “이런 사례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한의학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인터뷰하려는 대상도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들을 임의로 한정함으로써 국민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의협은 “국가비상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위는 뒤로한 채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집단파업을 강행하고 뒤로는 이런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의료계는 진정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료인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한의학 관련 케이스 리포트를 진행할 경우 강경대응에 나서겠다고 전공의들을 향해 경고했다.

한의협 권오빈 기획·홍보이사는 “부작용 사례를 모은 다는 게 일종의 의료사고 사례를 모은다는 것인데 의료인으로서 치료를 위해 조사하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냐”며 “사례를 모아 한의사들을 욕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냐”고 말했다.

권 이사는 “이 같은 사례를 모아 발표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연구도 아니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며 “전공의들이 컨퍼런스를 한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다.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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