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률 상승 곡선 한 풀 꺾여…퇴출위기였던 서남-관동 명암 엇갈려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최근 시행된 의사 국가고시의 합격률이 발표되면서 의대와 의전원들 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특히 일부 의대와 의전원의 경우 실기시험에서 무더기 탈락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2016년도 의사국시의 경우 실기시험이 합격률 등락을 결정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지난 7일 오전 서울 잠실고등학교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치루고 있는 수험생들. 김형진 기자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시행된 제80회 의사 국가시험에 3,323명이 응시, 이 중 3,106명이 합격해 93.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의대·의전원별 국시 합격률을 살펴보면 의전원 체제만 도입하고 있는 가천대, 강원대, 아주대, 차의과학대 등은 100%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의대·의전원을 병행하고 있는 건국대, 동국대, 동아대, 성균관대, 영남대, 충북의대도 이번 80회 의사국시에서 100% 합격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고신대(93%), 서남대(93%), 원광대(92%), 을지대(91%), 충남대(90%) 등은 평균에는 못미쳤다고 하더라도 90% 이상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90%의 합격률을 넘지 못한 대학은 울산대(88%), 전남대(89%), 관동대(84%)로 관동대의 경우 84%라는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이번 의사국시에서는 실기시험으로 낭패를 본 대학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의 경우 대부분 필기시험은 통과했지만 실기시험에서 무려 9명이 탈락했으며, 부산대의 경우에도 불합격자 8명 중 7명이 실기시험에서 떨어졌다.

전남대의 경우에도 5명이, 충남대의 경우 8명, 울산대의 경우에도 4명이 실기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상승하던 합격률, 왜 제동이 걸렸나

이 때문인지 지난 2013년 92.2%에 이어 2014년 93.8%, 2015년 94.6%로 증가하던 합격률에 제동이 걸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의사 국시에서 실기시험 평가방식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에는 족보식 문제를 암기만 하면 실기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출제 경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시원 측은 “그동안의 시험과 비교해 올해 실기시험에서 특별히 바뀐 부분은 없다”며 “올해 실기시험 합격률도 예년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기시험도 필기시험과 마찬가지로 문제은행에서 출제하므로, 특별히 평가방식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제위원들은 암기 위주의 출제 경향이 문제해결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기존 암기형 문제 출제 방식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퇴출위기 몰렸던 관동의대-서남의대, 엇갈린 희비

특히 80회 의사국시에서는 퇴출위기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가톨릭관동의대와 서남의대의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이들 대학은 각각 국제성모병원과 명지병원으로 둥지를 옮겨 부실 오명을 벗고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가톨릭관동의대는 올해 51명이 응시해 43명이 합격하며 84.3%라는 최저 합격률을 기록했다. 93.5%가 전체 국시 평균 합격률임을 감안할 때 9%p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이에 가톨릭관동의대를 품은 국제성모병원은 비상이 걸렸고, 교수진들의 분위기 역시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된 실습병원을 찾지 못하다가 명지의료재단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정상화가 진행 중인 서남의대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서남의대는 56명 응시에 52명이 합격해 92.9%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특히 명지병원에서 실습을 한 지가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이론 중심의 필기시험과 달리 실기시험 합격률이 낮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4학년 재학생(유급생 제외) 전원이 실기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전해져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남의대 한 교수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와서 대부분 ‘합격할 것 같다’, ‘시험을 잘 봤다’는 반응을 보여 나름 기대하고 있었다”며 "짧은 임상실습 기간이라 그 어느 때보다 학교나 학생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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