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비례 1번 “의료 현장 목소리 국회에 전달”…1호 법안은 ‘질병관리청법’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당마다 관련 분야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였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인 신현영 후보다.

한양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인 신 후보는 전공의 시절부터 의료 현실과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복지이사로 활동했으며, 세계젊은여자의사회장도 지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도 이같은 활동은 이어졌다. 신 후보는 최연소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냈으며, 현재도 대한가정의학회 보험이사, 대한통일보건의료학회 홍보이사, 한국여자의사회 법제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정치권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낙점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가정의학회 코로나대응TF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명지병원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도 맡았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불필요한 공포감이 형성되던 시기 각종 매체에 출연해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 왔다. 선거운동으로 한창 바쁜 시기에도 코로나19 전문가로서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를 꾸준히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 후보는 청년의사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감염병 대응체계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신현영 후보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는 모습.(사진출처: 더불어시민당 신현영 후보 페이스북)

- 정계 진출을 결심한 배경이나 이유가 있다면.

코로나19 대응을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의대생 시절인 지난 2013년 의협이 쓰나미로 초토화된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실시한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의사가 된 이후 대전협, 의협, 여의사회, 가정의학회 등 다양한 의료단체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나만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 왔다. 대한민국 의료인들의 감염병 대응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것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기에 이번에 결심하게 됐다.

-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이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더불어시민당은 코로나19 대응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했고, 그 결과가 (비례대표 순번 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의료계의 헌신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의료계와 협력해 감염병 대응에 대한 안정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해 달라는 주문 차원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 전문가들이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메르스를 경험한 질병관리본부가 지금 코로나19 대응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의료 전문가들의 자문과 봉사를 바탕으로 가능했던 일인 만큼 의료전문가들이 국회에도 많이 들어가 보건복지정책의 올바른 방향키 역할을 해야 한다. 총선용으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감염병 대응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 국회 입성 후 어떤 정책을 추진할 계획인가.

더불어시민당 10대 정책 1번 공약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감염병 대응 관련해서는 국가감염병연구소 설립, 필수 장비 비축, 공공의료의 정립, 민관협력 상시채널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해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신 후보는 12일 국회 입성 후 발의할 ‘1호 법안’으로 ‘질병관리청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염병 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이다. 제정안에는 6개 권역에 질병관리본부 지역본부와 5개 검역사무소 추가 설치, 중앙·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및 국립감염병연구소 건립도 담을 계획이다.

신현영 후보는 국회 입성 후 발의할 제1호 법안으로 '질병관리청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의료 현장과 제도 간 괴리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제도에 대한 적극적 건의가 필요하다. 더불어시민당에 들어와보니 시민전문가 비례대표 후보 10명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온 비례대표 후보 20명이 제각각의 분야별 전문성을 갖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명의 전문가가 각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뛰고 있는 셈이다. 국회에서 뛰고 있는 의료인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도록 적극적 의견 제시와 소통, 격려와 응원 등이 필요하다.

- 여러 단체에서 신 후보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체별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의견 대립이 큰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겠는가.

정책별로 모두가 만족하는 입장을 수립하기는 어렵다. 의료 관련 단체들 사이에 이견은 있지만 큰 틀에서의 지향점은 결국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듣고 충분히 논의해 합리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도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들어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협의 목소리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여당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의협는 전문가단체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저도 의협이 의료인의 대표단체로서 국민건강을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위상도 높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헌신한 의사에 대해 국민들이 고마워하는 마음이 의협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 의료계 성평등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했다. 관련해서 국회에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나 법안이 있는가.

성평등, 성폭력 관련 이슈는 의료계를 포함한 온 국민적 관심사이다. 더불어시민당에는 관련 전문가들이 많이 있기에 힘을 합쳐 보완하는 노력을 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다. 의료인의 윤리의식 고취, 성인지 감수성을 올리는 노력이 선제돼야 하며,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해 보려 한다.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좋은 정치가 국민의 삶에 희망과 안전을 가져다주고, 보건의료정책도 좋은 정치 안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제가 모든 것을 할 수 없겠지만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소통하는 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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