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38개 품목 허가…유한·대웅·제일·일동 등 가세

라니티딘 공백 여파로 팽창한 파모티딘 시장에 제약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3개 품목이 신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한 달 반 만에 25개 품목이 추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7일까지 총 25개의 파모티딘 품목을 신규 허가했다. 대웅바이오, 한국유니온제약, 테라젠이텍스, 삼천당제약, 제일약품, 조아제약, 신일제약, 일동제약 등이 허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7개, 12월에는 6개 파모티딘 품목이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보령바이오파마, 경동제약 등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파모티딘 제품 확보에 나선 이유는 라니티딘 공백을 대체할 가장 유력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발암 유발 가능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는 '라니티딘 사태'로 당장 2,000억원대의 라니티딘 처방 시장에 공백이 생겼다. 라니티딘은 역류성식도염, 위염, 소화불량 등 각종 위장 질환에 폭 넓게 처방되었던 항궤양제다. 라니티딘에 이어 같은 H2 블로커(H2 수용체 길항제) 계열인 니자티딘 일부 제품들도 같은 이유로 판매가 중지됐다.

라니티딘 대체 약물로는 니자티딘을 제외한 라푸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시메티딘 등 H2블로커 계열 제제와 적응증이 유사한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제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 라니티딘과 구조와 용도, 약가가 가장 비슷한 H2블로커 계열로의 대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H2블로커 계열 중에서는 라푸티딘과 파모티딘으로의 이동이 뚜렷하다.

록사티딘은 전체 H2 블로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으며, 시메티딘은 원료 수급 불안정이 장애물로 꼽힌다. 중국에서 수입하던 원료가 환경 문제 등으로 불가능해지자 스페인에서 원료를 공급받고 있는데 수입량이 적어 국내사가 번갈아가면서 조금씩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사들이 자체 원료를 개발하고 중국 공급이 재개되는 하반기에나 시메티딘 원료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라푸티딘과 파모티딘 중에선 파모티딘을 택하는 제약사가 대다수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허가된 라푸티딘 품목은 10개인 반면 파모티딘은 38개에 달했다.

라푸티딘 시장은 보령제약의 '스토가'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비스트 기준 2019년 스토가 연간 처방액은 139억원으로 연간 10억원대인 경쟁 제제들을 앞질렀다.

반면, 파모티딘은 라푸티딘과 달리 절대 강자가 없다. 동아에스티(동아 가스터), 한미약품(파모티딘), 휴텍스(휴텍스 파모티딘) 등 현재 제품을 출시한 제약사들 간 격차는 크지 않다.

특히 동아에스티를 제외한 다른 회사의 품목들은 평소 월 처방액이 1억원이 채 되지 않다가 이번 라니티딘 사태로 최근 들어 급증했다는 점을 제약사들은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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