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학회‧신경과학회, 신경과 의료진 대상 '편두통 인식 및 치료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국내 신경과 의사 5명 중 4명은 사회구성원 및 보건당국의 편두통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두통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제5회 두통의 날(1월 23일)을 맞아 신경과 의료진 4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편두통 인식 및 치료 실태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학회는 "편두통은 머리가 욱신거리는 증상에 구토나 빛, 소리 공포증 등이 동반되는 고통스러운 질환이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특이 증상이 없어 대다수의 사람이 가벼운 두통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처럼 질환 인식이 부족한 탓에 편두통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에 우울장애와 같은 심리적 고통까지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선 편두통에 대한 인식 부족을 두통 환자를 진료하는 국내 신경과 의료진이 크게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의료진 5명 중 4명은 '편두통 환자가 겪는 고통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직장, 가정)의 이해도가 낮다(87%)', '질환에 대한 보건당국의 관심이 낮다(84%)'고 응답했다.

또 94%의 의료진들은 '편두통 치료에 있어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답할 만큼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편두통 예방치료의 기준과 만족도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도 확인했다. 예방치료는 편두통의 강도와 빈도를 감소하는 치료로, 두통이 나타났을 때 시행하는 급성기 치료와 달리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수개월간 지속해야 한다.

조사 결과 의료진들은 예방 약물 투여를 '두통 강도와 상관없이 월평균 7.8회 이상'의 두통을 경험하거나, '급성기 치료제로도 조절되지 않는 두통이 월평균 4.5회 이상' 나타났을 때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방 약물 유지 기간은 약 5.2개월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처방 가능한 예방 치료제는 비용 면에서 5명 중 3명(68%)이 만족스럽다고 답했지만, 안전성 측면(39%)이나 만성편두통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29%)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증 편두통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 의료진의 경우, 다른 병원 대비 예방치료제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편두통이 자주 반복되면 편두통의 강도와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예방 치료를 권고하는데, 기존 편두통 예방 치료제들은 고혈압, 우울증, 뇌전증 등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제로 이를 편두통 예방 약제로 사용하다 보니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한계가 존재했다"며 "최근에는 치료 효과, 복용 편의성이 개선된 예방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두통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나 편두통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 결과, 신경과 의료진들 2명 중 1명(50%)은 일생 동안 편두통을 1회 이상 경험한 적이 있어 국내 편두통 유병률(16.6%)보다 2배 이상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을지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일반인들은 편두통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질환을 인지하지 못해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의료진들은 두통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본인의 두통 유형을 잘 인지해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