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전 심사관 "FDA 요구 실험 결과 문제없으면 임상 재개될 것…293세포 썼다고 문제 안 삼아"
"노바티스 졸겐스마 전임상 조작에도 허가 취소 안 해…인보사 허가 취소는 비과학적 결정"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 및 허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유래세포(GP2-293, 이하 293세포)를 과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받아줄지가 관건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이와 관련해 FDA에서 오랜 기간 심사관으로 활동해 내부 사정에 정통한 FDA 전 심사관인 A씨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293세포를 썼다고 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않는다"며 "권고에 따라 방사선 조사를 했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발암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면 더 이상 발암 가능성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은 인보사의 2액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293세포로 밝혀지면서 지난 5월 FDA로부터 임상 중단을 뜻하는 'Clinical Hold' 공문을 받은 상태다. 당시 FDA는 임상 재개를 위해 성분 특성 분석 및 성분 변화가 생긴 경위 등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FDA가 코오롱티슈진에 보낸 Clinical Hold Letter 비교. 왼쪽이 5월 3일 오른쪽이 9월 20일 (자료:코오롱티슈진)

이후 지난 9월 20일에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 검토 후 추가 보완 자료를 요구했다. 핵심으로 꼽히는 자료는 방사선 조사 전/후의 2액 세포에 외피 유전자를 각각 도입 후 레트로바이러스 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 자료다. 이 실험은 3~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FDA는 인보사를 무릎 관절강에 투여했을 때 레트로 바이러스가 생성될 가능성을 가장 염려하는 것"이라며 "이 실험 결과가 가장 중요하며, 실험 결과 바이러스 버딩(Budding)이 일어나지 않으면 임상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93세포가 발암성이 있다는 것은 방사선 조사를 하지 않았을 때의 얘기"라며 "방사선 조사를 했고, 혈액이 없는 관절강 내에 투여하기 때문에 발암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에게서 관련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임상적 근거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모든 약물은 리스크(risk), 베네핏(benefit)을 따져야 하고, 클리니컬 사이언스(clinical science)에 근거해 리스크보다 베네핏이 앞선다면 허가를 내주는 것이 FDA의 원칙"이라며 "임상이 재개돼 1차 평가 지표를 달성한다면 인보사의 미국 허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자료가 허가 시 제출한 것과 다르다고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학적 근거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는 것.

그는 "최근 미국에서도 노바티스가 '졸겐스마' 전임상 데이터를 조작한 일이 있었는데, FDA는 효과나 안전성은 확보되었다며 허가 취소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다만 조작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해서 수사 중"이라며 "미국에서는 자료가 잘못됐고, 그것이 거짓이라 해도 안전성과 유효성과 관련이 없다면 취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 유효성은 임상 결과에서 나온다. 인보사의 경우 세포 성분이 바뀐 것과 관련한 부작용이 지금까지 나타난 사례가 없는데 앞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에 의해 취소 처분이 난 것"이라며 "그것은 비과학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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