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유튜버, “한의사 아닌 예능인 이경제” 일침...쇼닥터 영상 조회수 70만 넘어
한의협, "쇼닥터로 '회원 자격정지' 받았지만 복권…협회 처분 한계 있어"

한의사 유튜버 ‘페인랩(PAIN LAB)'이 ’쇼닥터‘에 일침을 가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의사 이경제 선배님 제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건강 및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세를 탄 이경제 한의사를 겨냥한 것으로 9일 기준 조회수 75만6,150회를 기록했다.

한의사 유튜버 '페인랩(PAIN LAB)'이 최근 이경제 한의사를 겨냥해 '쇼닥터'를 비판하는 영상을 게재했다.(페인랩 유튜브 캡쳐)

페인랩은 “예능과 정보채널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쇼닥터 한의사 중 넘버원이 있다. 바로 이경제 한의사 선배”라며 “언변도 뛰어나고 예능감도 있는데다가 시청률에 도움 될 만 한 얘기들을 많이 하니 방송가에서 아주 인기가 많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페인랩은 “요즘 들어 그 정도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적어도 의료인이라면 최소한의 정도를 지켜주면 좋겠다”면서 “화술이 기가 막히다보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맞는 말이니 하지, 없는 얘기를 지어서 하겠냐’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페인랩은 이경제 한의사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을 방송에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페인랩이 문바로 ‘중풍 예방하는 물파스 사용법’과 체질에 안 맞는 약재가 몸에 닿으면 팔이 내려간다는 ‘CRA 테스트’다.

페인랩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TV에서 저렇게 말하면 환자들은 현혹되기 쉽고 따라 하기 쉬울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의사에게 돌아오게 된다. 물파스로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면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CRA 테스트도) 구조적인 접근을 통한 근력 테스트 검사라면 모를까 이경제씨가 약재 진단에 활용한 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검증되지 않은 단순한 테스트로 환자들을 진단하는 걸 보여주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한의사는 저렇게 진단하나’라는 생각을 갖기 충분했다”고도 했다.

그는 “방송 이후 불신감을 초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의사, 한의사 쇼닥터들은 방송에서 본인을 전문가로 소개하지 말아 달라. 정작 전문가들은 매주 TV 속이 아니라 병원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까마득한 후배라서 가만히 있으려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영상을 만들게 됐다”면서 “최소한 의료인이라면 정도를 지켜주면 좋겠다. 방송에서 제발 의료인 타이틀을 달지 말고고 예능인 타이틀을 달고 방송해 달라”고 덧붙였다.

(자료출처: 페인랩 유튜브 캡쳐)

대한한의사협회도 쇼닥터를 근절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내릴 수 있으나 가장 수위가 높은 처분은 ‘회원자격 정지’에 불과하다. 이는 협회 임원 또는 회장단 출마 시 걸림돌이 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

한의협에 따르면 이경제 한의사는 이미 몇 해 전 협회 중앙윤리위에서 회원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현재는 처분이 복권된 상태.

한의협 관계자는 “협회와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쇼닥터) 한의사들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갖고 있다”며 “윤리위에 회부해 가장 높게 내릴 수 있는 처분이 회원자격 정지다보니 솔직히 아무런 제재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협에서 내릴 수 있는 처분은 한계가 있다. 별다른 대응방법도 없다”며 "후배들이 내는 목소리를 듣고 한의사 선배로서 느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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