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서 제2의 인생 시작한 오병희 원장…"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안돼"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한 오병희 원장이 지난 3월부터 국내 최초로 의료복합체시스템을 도입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을 이끌어왔던 오병희 원장이었기에 퇴임 후 오 원장의 진로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오 원장의 선택은 대형병원이 아닌 문을 연 지 이제 1년 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었다.

심뇌혈관질한 분야에서 세종병원의 전문성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오 원장은 중소병원이 살길은 스스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 뿐이라며,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지역주민에 제공하는 것이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소명이라고 했다.

올해 의료기관평가인증과 내년 JCI 인증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오 원장에게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 서울대병원장 퇴임 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였나.

심장내과 전공이기 때문에 세종병원이 가진 심장전문병원이라는 이미지, 브랜드에 끌렸다. 특히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심뇌혈관 질환에 주력하며 환자를 위해 새로운 개념으로 공간과 시스템을 만들었다 점이 가장 끌렸던 것 같다.

-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국내 최초, 유일의 의료복합체를 지향한다.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학병원은 전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일을 하지만 대부분 중소병원은 모든 분야 전문가를 모아 일을 할 수는 없다. 세종병원은 가장 중요하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의료행위를 중심으로 센터를 모아 의료복합체로 만든 병원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센터의 전문성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환자가 한 공간에서 총괄된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 3월부터 감염병센터, 가정의학과, 알레르기내과, 피부과를 추가하고 심장혈관센터, 소아청소년센터, 내과센터, 외과센터, 척추관절센터 등에 의료진도 대폭 증원했다. 외연을 키우는 선택을 하는 것인가.

외연을 키운다기 보다는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분야를 보완했다고 봐야 한다. 감염은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이고 알레르기내과, 피부과도 중요하다. 피부과의 경우 요즘 미용을 위한 피부과는 많지만 진짜 피부를 보는 과는 많지 않다. 이런 것을 고려해 보완했다.

-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지역민과 함께하는 병원을 추구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올해 목표는 신뢰받는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위상을 확실히 정립하는 것이다. 취임 후 직원들에게 ‘의료수준을 국제 기준에 맞추고 지역주민에게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특히 저소득층, 소외계층에 대한 진료도 하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만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지역주민들이 후원회를 결성해 밖에서 도와주는 등 안팎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후원회가 따로 봉사활동도 하고 어려운 환자들을 보내주기도 하면서 병원 발전과 홍보를 위해 노력해 준다.

- 중소병원들이 매우 어렵다.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중소병원들이 매우 어렵다.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중소병원 스스로도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 공간에 여러 전문센터를 두고 협력시스템을 갖추도록 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도전은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서비스를 환자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 동선을 최소화하고 의료진이 환자를 찾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노력하면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의 신규 진입 제한과 병원 퇴출론을 제기했다.

역시 이 문제에서도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소병원이 상당힌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환자들이 복잡한 대학병원보다 전문적인 중소병원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서 외래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세종병원이 심장전문병원이라는 이유로 믿고 찾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것을 키워야 한다.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옆에서 아무리 도와주려고 해도 안된다.

-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개원 당시 간호간병서비스에 최적화된 간호스테이션이 화제가 됐다. 실제 환자 반응은 어떤가.

굉장히 반응이 좋다. 첫 설계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도 편하다. 때문에 환자나 환자 보호자도 편하게 생각한다. 최근 진료한 환자는 병동을 보고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데려와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 중소병원들이 간호사 인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도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과 달리 간호사 구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도 다른 병원에 비해 이직률이 낮은 편이다. 병원 분위기도 상쾌하고 찡그리고 다니는 사람도 없다. 조직원 간 서로를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분위기도 있다.

박영관 회장 때부터 시작하고 강조한 ‘직원 상호간 협력’이라는 정책이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JCI 등 병원 인증 계획이 세워져 있나.

첨단시설, 환자중심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의 질이다. 지역병원이지만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JCI 컨설턴트로 활동한 인재를 영입했다.

부천 세종병원의 경우 지난해 세 번째 JCI 인증을 받았다. 우리도 조만간 국내 의료기관평가인증을 거쳐 내년에 JCI 인증을 받으려 계획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장으로서 포부가 있다면.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목표가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심뇌혈관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새로운 비전을 준비할 시기다. 올해 안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어느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지 비전을 만들고자 한다.

국제적인 의료서비스를 안전하게 지역에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지역거점병원으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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