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온 윈톳쏘, 사고로 뇌사 빠지자 심장 등 기증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한 외국인 노동자가 심장 등 장기를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미얀마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윈톳쏘(WIN HTUT ZAW)씨가 사고로 뇌사에 빠진 후 지난 3일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윈톳쏘씨의 장기기증으로 4명이 새로운 삶을 얻었다.

심장, 간 등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주고 지난 3일 세상을 떠난 윈톳쏘씨(사진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6년 동안 부산 지역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해 온 윈톳쏘씨는 지난 1월 21일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인근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호전돼 2월 12일에는 요양병원으로 전원됐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 심정지로 다시 대학병원으로 후송, 2주 동안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뇌사에 준하는 상황까지 나빠졌다.

그의 상태를 전해들은 가족은 기증의사를 밝혔고 이후 뇌사판정 과정을 거쳐 지난 3일 심장과 간, 신장 2개를 기증했다.

1973년 미얀마 수도인 양곤(Yangon)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윈톳쏘씨는 2012년 2월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왔다.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면서 성실성을 인정받아 우수 외국인 근로자로 정식 초청됐다.

윈톳쏘씨 누나는 “미얀마는 불교 문화권으로 종교적 신념도 높고, 장기기증 문화가 있어서 기증을 결심했다. 생전에 좋은 일을 하면 후생에 좋은 인연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동생이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항상 나눠주려 했기에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톳쏘시 가족은 장기기증자에 대해 국가에서 주는 장례지원금 전액도 기부하기로 했다.

장기조직기증원은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온 윈톳쏘씨가 국경을 초월해 생명을 나눈 아름다운 이야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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