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장

2018년 2월 19일,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3월 23일까지 전자투표와 우편투표를 통해 회원들이 직접 새로운 의협 회장을 선출한다.

몇몇 신문에서 의협 회장 하마평에 올랐던 필자는 공무원 신분이라, 선거에 대한 어떠한 개입이나 출마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히면서, 차기 의협 회장이 해 주었으면 하는 의협의 개혁적 변화를 요구하고자 한다. 이는 의협 상근직으로 근무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느꼈던 개인적 생각을 회원의 순수한 열정에서 기술하는 것이므로 불필요한 오해는 잠시 접어두었으면 한다.
차기 의협 회장은 크게 다음 7가지 변화에 대한 과감한 추진을 요구한다.

강청희 기흥구보건소장

1. 회원이 주인이 되는 의협
2. 일하는 의협
3. 의료계를 하나로 묶는 의협
4. 강한 의협
5. 젊은 의협
6. 떳떳한 의협
7. 새로운 100년을 여는 의협으로의 새로운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회원이 주인인 의협을 위해, 새로운 대의원회와 함께 정관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대의원 직역별 구성의 재조정과 직선제 선출방식을 보다 강화해 대의원회를 개혁하고 회비의 중앙회 직납을 통해 회원들의 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시키면서, 지역과 직역에 대한 중앙회의 직접 통합 관리 능력을 배가 시켜야 한다.

또 집행부 외 집행권을 행사하는 대의원회 산하 비상대책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아예 삭제하고 의장과 회장의 권한 구분을 명확히 해서, 의협 수뇌부의 갈등 구조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일하는 의협이 되려면 협회 회관의 공간 활용, 의협 직제, 직원 정원 수 조정을 통해 회비 누수를 막고 제대로 일하는 의협의 토대를 조성해야 한다.

별도 회비로 운영되는 의료정책연구소를 독자적 사단법인으로 독립시켜 연구소 운영 및 유지에 따른 회비 부담을 없애고, 연구소가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협회가 회원관리 등 고유사업 부분의 필수인력은 유지 해야 하나, 의료악법에 대한 법률 대응 조직의 전문화, 학술기능의 존치 외의 보험, 정책 기능을 모두 의료정책연구소로 이관하고 외주형식으로 전환해서 업무의 전문화와 용역에 따른 책임한계를 명확히 하고 다자 경쟁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정책연구소도 독립채산제를 통해 자생력과 연구결과의 중립성을 담보 받아야 그 존립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의협의 홍보기능을 담당하는 홍보국과 의협신문국을 통합해 인터넷 의협 주간지를 발행하는 업무 만을 남기고 통·폐합 해서, 언론 홍보 기능의 낭비를 막고 효율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들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연봉제를 도입해 일한 만큼 월급 받는 중앙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차기 회장의 임무이다.

하나로 묶는 의협을 위해,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각과개원의협의회, 시도의사회 등 교부금을 지급하는 정식 직역에 대해서는 의협에 대한 의무를 다하도록 참여와 권한을 공유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도 직능단체로서 동일한 권한을 가지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즉, 강력한 중앙집권 실현을 통해 낭비요소를 막고 회원들의 민심을 하나로 묶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협의 과업이다.

강한 의협을 위해, 집행부 상근이사 수를 과감히 늘리고, 정관에도 없는 반상근 제도의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제대로 대접받고 일하는 의협 상임이사가 되도록 급여와 처우를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임명은 공모제를 통해 선발해서 문호를 개방하고 우수 인력을 영입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책임을 집행부가 지고, 싸우고, 지키고, 그 열매를 회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게 하는 것이 강한 의협의 시작과 끝이다.

이와 함께, 의료사안검정위원회와 국민건강보호위원회의 업무 강화도 필요하다. 협회의 사회공헌 노력이 헛되지 않고 제대로 인정 받도록 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젊은 의협을 위해서는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회원인 의대생도 예비회원으로 인정하고 해당 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 개정 시, 반드시 추가 해야 한다. 대전협, 대공협 등 젊은 의사 그룹의 집행부 참여와 회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향후 의사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의협 회무의 초석을 놓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세대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의협이 되어야 한다. 떳떳한 의협이란, 회무의 투명한 공개를 의미한다. 회장 업무추진비를 과감히 없애고 임원 급여의 현실화를 통한, 투명한 재정 집행과 결산자료 제출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의협이 보건복지부 피감 기관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떳떳한 의사가 되기 위한, 자율정화 기능 강화와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진정 회원들을 위한 전문가 자치권을 확보하는 것도 우선적 과제이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 의협을 위해, 지난 100여년을 오늘 시점에서 다시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하며, 의사100년 재단을 통한 재단법인 활동과 사회봉사를 확대하고 의사박물관을 새로운 회관 내에 준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의약분업,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투쟁에 대한 백서와 정리를 통해 재평가 하는 작업도 40대 의협 회장이 반드시 해야 할 숙제이다.

고문단도 새롭게 위촉해 연줄이 아닌 협회와 사회에 대한 공헌도를 기준으로, 제대로 대접 받는 의협 고문단을 구성해서 자문그룹을 형성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의사회 활동 등 대외적, 국제 협력을 통한, 의협 위상 강화에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의료계의 주류가 아닌 신진세력의 진출로만 기득권이 독점한 의협을 회원들의 의협으로 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류들도 변해야 하고 그 변화를 내부의 힘으로 완성시킬 때, 비로소 40대 의협 회장의 업무 추진력도 강해질 수 있다. 누가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이다.

여려명의 후보들 중에서 검증되고 능력 있는 회장 후보를 고르는 것은 순전히 회원들의 선택이지만,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위의 7가지 사항은 꼭 추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하면, 우리가 되고 우리가 하면, 모두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원들에게 주는 새로운 회장을 기다린다.

또 '전문가로서, 전문가 단체로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고 국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의협'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실천하는 차기 회장을 고대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의료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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