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협회 심포지엄 참석 전문가들, 한목소리로 개선 촉구
대전협 안치현 회장 “자질 갖출 수 있는 표준화된 수련프로그램 필요”

전공의법 시행에 따른 전공의 수련과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련교육프로그램이 개선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심포지엄 '전공의 수련교육의 앞으로 나갈 길은?' 세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전공의 수련교육의 발전을 위해 수련프로그램이 개발되고 표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대표로 참석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보건복지부 고시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 제시된 전문과목별 수련교과과정의 문제를 지적한 뒤, 전공의가 전문의로서의 기본적 자질을 갖출 수 있는 표준화되고 세부화 된 수련프로그램의 마련을 촉구했다.

안 회장에 따르면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에는 일부 무성의한 기술, 개념의 혼동이 다수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신경외과에서는 1년차 교과내용에 ‘수술참여 최소 20회 이상’을 해야한다고 기술돼있지만, ‘어떤 수술’에 ‘어떤 방식(집도 ,보조 등)’으로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적 규정이 부족하다.

또 대부분의 전문과목에는 수술, 검사 등 술기의 시행 횟수만 규정돼 있을 뿐, 전문과목의 전공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소아청소년과 교과내용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전문적 능력을 함양’하면 되며, 그 외 규정된 것은 ‘중환자실 또는 신생아 중환자실 근무 1개월’과 ‘응급실 근무 2개월 이상’ 뿐이다.

일부 전문과목에서는 ‘학회지 살리기’의 일환으로 해당과목 학회지에 반드시 일정 편수 이상을 게재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안 회장은 “각 전문과목의 전공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문역량을 구체화 한 표준화된 수련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에 따라 수련환경평가도 작년 제출 계획 대비 제공정도, 올해 제출 계획의 적절성 평가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이정열 정책위원장도 해외의 사례를 들며, 수련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수련기간을 전문과목별로 2~7년으로 상이하게 운영하며 수련프로그램을 세부과목별로 다양하게 운영한다”면서 “미국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인 ACGMC(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기준 1만786개의 수련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며,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선을 통한 양질의 수련교육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미국의 경우 ACGMC가 수련병원과 전공의들의 중간 기관으로 역할하며 수련프로그램을 접수받고 평가해 매년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의 2018년도 수련프로그램은 2017년도 대비 평균 7.43% 새로워졌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전문과목별 수련기간의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세부과목별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련을 평가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독립된 기구로서 올바른 역할을 해야한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ACGMC는 민간기구로 독립된 위치에서 매년 전공의 근무실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해 매년 근무조건을 향상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또한 독립적 지위 보장을 바탕으로 수련환경에 대한 조사와 관리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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