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급여 횟수를 모든 임산부에게 일률적 적용하는 것 문제…적정 수가 책정해 줘야"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임산부의 산전 초음파검사 급여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나타냈다.


산부인과학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임신부의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산전 초음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함으로써 임산부의 본인부담 진료비를 줄인다는 기대는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학회는 우선 산전 초음파의 특수성을 설명하며 모든 산전 초음파가 급여로 적용되지 않고 7회로 횟수가 제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산전 초음파 검사가 갖는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초음파는 임신 중 태아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로 다른 검사로 대체가 불가능하고 임신부 체내에서 움직이는 태아를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초음파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해진 급여 횟수를 모든 임신부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욱이 고혈압, 당뇨와 같이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일반 임신부에 비해 많은 횟수의 초음파 검사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정상 임신의 경우 횟수 제한을 초과한 초음파도 급여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비급여 초음파에 대해서 임신부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산부인과학회는 또 관행수가에 못 미치는 수가수준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산부인과 병의원의 재정적 손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임신 제 1분기와 제 2,3분기 일반 초음파 수가는 당초 계획에 비해 20% 이상 하향 조정됐고, 임신 초기 초음파 수가는 무려 50% 이상 하향 조정됐다”며 “보장성 확대를 위해 초음파 급여수가를 낮추는 것은 산부인과 의사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임산부와 태아를 동시에 진찰해야 한다는 이중적인 접근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진료 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다른 과에 비해 수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게 산부인과학회의 주장이다.

산부인과학회는 “그 동안 산부인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수가를 초음파와 상급병실료 등의 비급여 수가로 보상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을 보전 할 수 있는 수가 인상 등 산부인과의 구조적인 접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산전 초음파 급여화는 산부인과 병의원의 심각한 수익 감소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 현실에 맞는 급여 횟수를 재검토하고 급여 조건을 확대해 임산부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왜곡된 진료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는 의사와 임산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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