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중의컨설팅 신영종 대표 "중국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

한국 의료기관들의 중국 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성형이나 피부과 분야에만 국한돼 있어 현지화 실패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 전문가와 병원이 부족한 중국이 경제성장과 맞물려 늘어나는 의료수요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문호를 개방했지만 한국은 치료보단 미용에만 치중하는 등 시장의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우중의컨설팅 신영종 대표(중의사)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 부근에서 의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디지털 헬스케어 의사모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 대표는 "중국은 대부분 병원들의 수준이 낮아 경제발전에도 불구 의료시장은 후진국"이라면서 "중국은 당뇨환자만 1억5,000명에 이를 정도로 환자가 많아 여러 환경이 현지 의료시장을 성장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 의료시장에 진출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성형과 미용이 해당되는데 이는 중국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무엇을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들의 중국 진출 총 52건 가운데 34건이 '피부 및 성형' 분야였고, '하지정맥·줄기세포치료·연락사무소' 6건, '치과' 5건, '건강검진' 2건이었으며, 안과와 이비인후과 한방 분야가 각각 1건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해결하고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야는 질환 치료 및 만성질환, 전염병 등이라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의료서비스 자원 분배의 불균형(시설이 잘 갖춰진 병원들이 베이징 등 대도시에 80%가 몰려있어 그 외 지역에서는 질환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 ▲만성질환자 조기발견과 추적관리(대기오염이 심하지만 호흡기질환이나 건강검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당뇨나 고혈압 등의 추적관리도 미미하다는 점) ▲전염병 예방 및 관리(사스 이후 전염병 예방 등에 대해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대책은 내놓고 있지 못하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중국은 환자를 치료할 의사와 병원을 확충하고 최소한 감염병 질환을 막자는 움직임이 있어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본적인 의료보험제도도 어느 정도 수립해놓은 상태"라면서 "부족한 공립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영병원을 활성화하자는 방안이 나와 대외적으로 의료기관도 개방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의약품 공급과 관리에서도 대도시에서 의약분업이 시범실시 되고 있고 조만간 전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강 2020' 프로젝트 하에 여성과 아동,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개별 의료서비스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하고 2014년부턴 관련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신 대표는 한국 의료기관들은 중국의 수요에 집중하지 않고 선진의료라는 자신감만으로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선진의료를 알리는 데만 급급하기보다는 중국의 수요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대표는 "중국의 수요에 맞춰서 현지 당국과 타협하면 펀드 등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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