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훈 교수 “복합해진 약제 선택…중요한 건 맞춤형 치료”
MARIPOSA 결과엔 “주관적 의견 아닌 데이터로 해석해야”
아스트라제네카 “3세대 시장점유율 69%…렉라자 대비 2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1차 치료는 오시머티닙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치료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됩니다. 1차 치료제 개발을 위한 3상 임상시험에서도 표준 대조군은 항상 오시머티닙이기 때문에, 타그리소가 글로벌 백본 치료제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기자간담회에서 연자로 나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3세대 EGFR TKI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지니는 위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는 타그리소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카테고리 1(Category 1) 중 ‘우선 권고(preferred)’ 약제로 지정되어 있음을 언급하며, ‘권고(Recommended)’ 약제에는 오시머티닙+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도 포함돼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 교수는 FLAURA, FLAURA2, ADAURA 등 타그리소 주요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했으며, 최근 발표된 LAURA 임상 데이터에 대해 “위험비(HR)가 매우 긍정적으로 나왔으며, 이를 통해 조기 암, 국소 진행성 암, 전이성 암을 아우르는 치료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번 데이터를 통해 국소 진행성 암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폐암 치료가 매우 복잡해졌다고 언급하며, “환자들이 더 오래 살면서 과거에는 약물의 순서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치료 전략 자체가 중요해졌다. 중간에 수술을 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포함하기도 하고, 새로운 돌연변이를 찾아 이에 맞는 치료법을 도입하는 경우도 생긴다. 치료법이 너무 많아져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혼란스럽고, 많은 데이터가 아직 미성숙해 논의가 애매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오시머티닙이 여전히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오시머티닙이 처음 3세대로 등장하면서 큰 발전을 이뤘으며, 특히 뇌 전이를 막는 효과와 독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 CNS(중추신경계) 내 전이를 잘 막으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었고, 이 원리는 지금 모든 표적 치료제에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교수는 지난 9월 2024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발표된 렉라자 3상 임상시험 MARIPOSA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렉라자 단독요법 결과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이 교수는 “해당 투여군은 원래 연구 디자인에는 없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구에 따라 추가된 탐색적 그룹으로, 연구의 주된 목적이 아닌 보조적인 분석을 위한 그룹이다. 임상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마리포사 임상시험에서 레이저티닙 단독요법 그룹이 포함된 배경을 설명했다.
렉라자 단독요법이 타그리소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이 2개월 더 앞선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PFS나 OS(전체 생존율)는 환자 집단이나 연구 디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주관적인 의견을 넣기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 교수는 FLAURA2 OS 데이터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이 OS 개선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아직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항암제를 미리 사용하면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시너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교수는 ‘왜 굳이 독성항암제를 미리 앞당겨 쓰느냐’는 일각의 질문에 대해 임상 연구의 목적은 치료 옵션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환자와 의료진, 제약사 모두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암 환자들의 완치다. 이러한 연구는 치료의 옵션을 늘리기 위한 것이며, 특정 약물을 완전히 대체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함에 따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제공될 것”이라며 “모든 환자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1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해서 하나의 약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세 가지 치료 옵션 중에서 환자 상태에 맞게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타그리소의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과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을 묻는 질문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심보라 상무는 아이큐비아(IQVIA)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타그리소가 3세대 EGFR TKI 약물 시장에서 69%, 렉라자가 3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타그리소는 전체 EGFR TKI 시장에서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상무는 “렉라자가 약 900명의 환자에게 무상 공급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타그리소는 렉라자 대비 2배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진에게 지속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스트라제네카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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