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훈 교수, 렉라자와 타그리소 단독요법 비교 연구 발표  
“두개 내 PFS 데이터 내년 발표 예정…부작용 관리 가능해”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 WCLC 2024 발표 자료 갈무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 WCLC 2024 발표 자료 갈무리.

국산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쓰임에 대해 높은 가능성과 함께 고위험군 환자에게 유망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Lazertinib vs Osimertinib in 1L EGFR-Mutant Advanced NSCLC: A Randomized, Double-Blind, Exploratory Analysis from MARIPOSA’라는 주제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이 교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1차 치료에서 렉라자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비교한 마리포사(Mariposa) 연구의 탐색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는 총 1,074명의 환자가 무작위로 배정됐으며, 429명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 또 다른 429명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216명은 렉라자 단독요법을 받았다. 이번 발표는 렉라자와 타그리소 단독군을 비교한 최초의 분석 결과다.

이 교수는 “EGFR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레이저티닙이 게피티닙에 비해 뛰어난 선택성을 보였다”며, “레이저티닙은 QT 간격 연장 및 심근병증 위험이 낮아 더 안전한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진행 생존율(PFS) 분석에서 렉라자의 중앙값은 18.5개월로, 타그리소의 16.6개월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객관적 반응률(ORR)도 각각 83%와 8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두 약물 모두 1~2등급의 경미한 부작용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차이가 있었다. 타그리소는 설사, 혈소판 감소증, 호중구 감소증의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렉라자는 피부 발진과 피부 가려움증 발생률이 더 높았다. QT 간격 연장은 타그리소에서 17%, 렉라자에서 9%로 나타나, 렉라자가 QT 간격 연장과 관련된 부작용에서 더 안전한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 교수는 “레이저티닙은 심혈관 독성의 위험이 낮고, 심장 기능 저하의 위험도 적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렉라자과 타그리소의 전체 생존률(OS) 분석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두 약물 모두 치료 관련 중단률이 낮아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충분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 약물의 종합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에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경 렉라자 두개 내 PFS 추가 분석 결과 발표”

이어진 토론에서는 렉라자가 타그리소와의 단독요법 비교에서 실제로 더 나은 효과를 보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넥스트포인트 테라퓨틱스(NextPoint Therapeutics)의 리나 간디 박사(Dr. Leena Gandhi, MD, PhD)는 타그리소와 렉라자 모두 CNS(중추신경계) 관련 효능을 보였는데, OS 분석에서 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의 차이를 살펴본 적이 있는지 물었고 이 교수는 “현재 중간 분석에서는 CNS 전이 환자 하위 그룹 분석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전 연구에서 CNS 전이 유무에 따른 PFS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며, “향후 최종 생존율 분석에서 하위 그룹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탠포드 의대 신경종양학과의 시마 나그팔 박사(Dr. Seema Nagpal)는 “레이저티닙을 사용한 환자에게 발생한 감각 이상(paresthesia)과 같은 부작용이 뇌막염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감각 이상의 패턴이 신경학적 이상을 유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약물 반응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교수는 “레이저티닙 투여 환자 중 일부에서 피부 발진이나 감각 이상이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를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필요 시 용량을 조절하거나 대증 치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약물 용량을 감소하더라도 치료 효과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병원의 제인 왕 박사(Dr. Jane Wang)는 “EGFR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세대별 EGFR TKI 간 OS 비교 데이터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 임상 적용에서 OS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교수는 “EGFR TKI 간 OS 비교는 어렵다. 특히 교차 치료가 허용되지 않은 임상시험에서는 직접적인 비교가 제한된다. 현재로서는 PFS가 주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으며, 향후 최종 생존율 데이터가 나오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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