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GSK-노바티스 등 글로벌사 집중투자 전략과 차이…회사분할로 집중투자 예고

[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화이자가 엘러간과의 합병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성장전략 추세와는 다른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집중과 선택을 통한 생존전략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네릭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영역에 이미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엘러간까지 합병하면서 사업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엘러간과 1,600억달러(한화 약 186조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

앞서 엘러간은 액타비스와의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뿐만 아니라 안과, 소화기, 산부인과, 신경과, 항감염제제 등 다각화된 치료 분야의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바 있다.

화이자 역시 현재 항암제, 백신, 생물학적제제 등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과 비타민 등의 일반의약품,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을 갖추고 있으나 이번 합병으로 에스테틱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매출 측면에서도 총 635억달러를 초과해 화이자는 세계 최대 제약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이는 이전까지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보여준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BMS, GSK, 노바티스, 미국 머크, 박스터 등 주요 다국적제약사들은 자사의 일부 사업부를 양도양수하는 방식으로 제품력을 특화 또는 강화했다.

BMS는 아스트라제네카에 공동사업 부문이었던 당뇨사업부에 대한 지분을 양도했고, GSK는 자사의 항암제 포트폴리오에 대한 권리를 노바티스에 매각했다.

반대로 노바티스는 GSK에 백신사업부를 양도했고, MSD도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바이엘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업 영역의 다각화보다는 집중과 선택 전략을 통해 한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IMS Health는 “지난 몇 년간 진행된 계약 동향을 살펴보면 과거의 제품 다양화와 글로벌화 전략과 달리 현재는 주요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양한 영역의 분산투자보다 암 등 주요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는 것이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상위의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들어 집중 투자 전략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화이자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정반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올해 2월에도 미국 제네릭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제약사인 호스피라를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외신에 따르면 다양한 사업영역과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된 화이자는 합병 회사를 2018년까지 두 개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업다각화와 집중 투자 전략을 절충하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한 회사는 매출이 두 자릿수를 보이는 신규 제품을 맡고 다른 회사는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을 맡는 방식으로 구분하는 등 구체적인 구분 방식도 나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화이자가 합병사의 본사를 현재 엘러간이 있는 아일랜드로 옮길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법인세를 절감하기 위한 합병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각각 35%, 12.5%로, 3년간 2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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