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화이자제약 ‘찾아가는 자가주사 교육’ 김숙현 교육간호사

[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전문의약품에 대한 제약사들의 직접 광고와 홍보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국내 영업환경에서 질환 및 치료에 대한 환자 교육은 주로 의료기관의 몫이었다. 하지만 의료기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교육이 필요하거나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은 여전하다. 특히 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 등 스스로 주사를 놔야 하는 자가주사제를 처음 처방받는 환자의 경우 올바른 주사투여와 주사 공포증 극복을 위해 이러한 교육은 더욱 절실하다. 이에 한국화이자제약에서는 제약사로서는 드물게 ‘찾아가는 자가주사 교육’을 진행하면서 환자교육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제약사가 환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자칫 유인행위로도 비춰질 수 있는 경계선에 있기도 하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찾아가는 주사주사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숙현 교육간호사(McCANN health communications, 사진)를 만나 환자교육 프로그램 추진 배경과 내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김숙현 간호사는 가톨릭의료원 임상간호사를 거쳐 GSK 천식/당뇨 교육간호사로 근무했고, 현재 한국화이자제약 자가주사 교육간호사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 제약사의 환자교육은 이례적인 것 같다. 굳이 제약사에서 환자교육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물론 교육은 병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만성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경우 병원에서 관리나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지만, 류마티스질환은 이에 비해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류마티스질환은 관련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가 대부분 주사제 형태여서 환자가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한 두 명의 의료진이 여러 환자들을 교육하기 때문에 각 환자마다 스스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화이자는 이러한 환경에서 환자에게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한지 고민 끝에 환자가 약제 투여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TNF-α억제제를 보유한 제약사 중 처음으로 찾아가는 자가주사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

- 제약사와 환자 사이에 접점이 생기는 셈인데, 환자 유인 등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찾아가는 자가주사 교육은 화이자가 아닌 교육 전문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다. 교육간호사는 환자가 더 편안하게 주사를 투여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질환 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자들도 대체로 어떻게 하면 스스로 더 주사를 잘 투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한다. 약에 대한 정보는 설명하지 않는다. 환자를 돕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면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환자를 위한 제약사의 세심한 배려로서 높게 평가한다.

- 만일 의료진이 환자에게 프로그램을 사전에 설명하고 처방했다면, 환자유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 프로그램은 환자가 일단 엔브렐 처방을 받고 간호사로부터 프로그램 동의서를 전달받은 후에 필요시 선택하게 된다. 때문에 약제 선택은 효과와 안전성을 기반으로 환자와 질환의 상태에 따라 하는 것이고,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유로 제품 처방이 권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가장 적합한 약물로 엔브렐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 일종의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렇다고 본다. 자가주사 교육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치료에 대한 접근을 높일 수 있도록 순수한 목적에서 만든 것이다. 엔브렐을 처방받은 환자가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환자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그렇다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

환자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교육을 해주고 있지만, 혹시나 (환자 유인행위로 보고) 역효과가 난다거나 오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더 많은 환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줬으면 한다.

- 교육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과 주요 내용은 어떠한가.

엔브렐을 처방 받은 후 담당 간호사를 통해 프로그램 안내를 받은 환자가 교육을 받아보고 싶으면 동의서를 작성해 우편으로 보내게 된다. 이를 확인 후 전화통화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찾아가 자가주사 방법을 교육하게 된다. 대부분 환자가 주사를 맞아야 하는 날에 방문하게 되는데, 1차로 방문했을 때는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이 걸린다. 환자가 주사 습득을 할 때까지 반복적인 연습도 해야 하고 궁금한 부분에 대한 답변도 해주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환자가 원할 때마다 방문하게 되는데, 2차 방문 시에는 평균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교육 내용은 주사에 대한 공포심과 두려움을 없애고 자가주사 방법을 올바르게 습득해서 환자 스스로가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환자들을 만나보면 가장 힘든 것이 주사에 대한 두려움,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심이기 때문이다. 1회 교육만으로 자신 있게 자가주사를 하는 환자도 있지만, 60~70대 환자의 경우 1차 방문으로는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는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할 때까지 정서적 지지와 함께 교육을 진행한다. 이런 교육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감 있게 규칙적으로 투여하도록 함으로써 통증과 증상 완화, 약에 대한 순응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 환자 교육 과정에서 주사법 외에 질환 또는 제품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나.

문의에 한해서 질환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만 전달하고 있다. 실제로 노인 환자가 많다 보니 한 번 들었음에도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류마티스질환은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다만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에게 환자의 정보와 문의사항을 전달함으로써 다음 진료 시에 체계적인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 참여 환자 수나 만족도 등 현재까지 얻은 성과는.

류마티스질환 환자에 대한 자가주사 교육은 지난해 4월부터 진행했는데, 지난 1년간 약 60여명 정도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도 1주일에 평균 3~4건 정도가 추가되고 있다. 물론 병원에서 처방 받는 환자는 60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까지 환자들의 참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사회적 활동 등을 이유로 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는 환자도 있다. 만족도 측면에서는 따로 조사한 것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볼 때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자가주사제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 보나.

그렇다고 본다. 자가주사제를 처방받은 환자 중에는 주사 놓기가 무서워 인근 개인병원에 가서 돈을 주고 주사를 맞은 경우도 있더라. 그러나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한 관절변형으로 인해 계단조차 오르내리기가 힘들다보니 투여시기에 맞춰 병원을 못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에게 자가주사 교육이 이뤄지면 주사를 맞으러 병원을 가야하는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자가주사제를 최대 12주까지 처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자가주사 교육은 더 중요하게 됐다고 본다.

- 이 프로그램은 언제까지 진행되나.

류마티스관절염에 앞서 2012년부터 혈우병에 대해서도 자가주사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은 올해로 2년째인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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