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의 시장조사로 본 세상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중증 환자들의 소통 커뮤니티’인 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는 중증환자 25만명이 입력한 데이터를 제약회사나 연구기관에 익명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유용한 빅데이터 사업모델로도 인용되고 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 보면 한국에서도 이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에 상당히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논하기 전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문제이다. 조사업계에서도 빅데이터 시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중대한 계기이기 때문에 항상 주시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업계 종사자로서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점이 있다.

시장 조사를 진행할 때는 통상 응답자에게 조사의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고 생성된 자료의 익명성이 보장됨과 데이터 보호법과 한국마케팅조사협회의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자료가 다루어짐을 고지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하거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응답자는 드문 편이다.

그 이유에 대해 조사한 바는 없지만 이는 본인이 동의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조사를 의뢰한 고객사에게도 응답자의 응답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공할 뿐 개인정보는 제공하지는 않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체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연구기관에게도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들 모두 연구목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향후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곳에 활용된다면 어떨까.

유럽의 의료기관에서는 아직도 수기로 차트를 기록하는 곳이 많다. IT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환자의 동의 없이는 건강정보를 기록하거나 저장할 수도 없어서다.

이는 그만큼 개인정보보호에 민감하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우리는 앞서 언급한 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에서 활용하는 빅데이터도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본인이 직접 입력한 데이터를 동의를 얻어 활용한 것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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