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대의원 있는데도 교체대의원에 연락도 안해…문제되자 부랴부랴 명단 수정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독선적인 돌출행동으로 사퇴권고까지 받은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양재수 의장이 대한의사협회장 불신임을 결정하는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대의원 선정도 임의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도의사회 소속 중앙대의원 18명 중 6명이 임총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도 교체대의원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임의로 교체대의원 1명만 참석자 명단에 올려 의협 대의원회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의협 정관 제26조에 따르면 대의원이 출석할 수 없으면 소속 단체장에게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하며 소속단체장은 교체대의원이 총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교체대의원에게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양 의장은 중앙 대의원 6명이 불참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교체대의원들에게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임의로 참석 대의원 명단을 의협 대의원회에 제출했다가 나중에 항의를 받고 부랴부랴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장은 지난 15일 의협 대의원회에 19일 열리는 임총에 중앙 대의원 18명 중 12명과 교체대의원 1명이 참석한다며 관련 명단을 제출했다.

하지만 임총 하루 전날인 18일 경기도의사회 교체대의원이 의협 대의원회에 경기 지역 대의원 참석 여부를 확인하면서 양 의장이 교체대의원들에게 참석 여부도 묻지 않은 채 임의로 명단을 정해 제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는 지난 15일 의협 대의원회에 임총 참석 대의원 명단을 보냈다가 3일 뒤인 18일 참석자 명단을 수정한다는 공문을 다시 보냈다.

본지가 입수한 두 개의 공문 중 지난 15일에 보낸 공문에는 임총 참석 대의원 명단에 중앙 대의원 12명과 교체대의원 1명이 참석한다고 돼 있지만 18일 보낸 공문에는 교체대의원 3명이 더 추가됐다.

더욱이 처음부터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던 이호수 교체대의원은 4순위인데도 그 앞 순위 교제대의원들에게 연락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정관에 따라 교체대의원을 선출할 때는 순위를 정하며 대의원 불참시 그 순위에 따라 교체대의원이 대신 참석한다. 결국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는 불참 대의원 대신 1순위(박영부)와 3순위(지재술), 4순위(이호수), 6순위(김장일) 교체대의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명단을 수정해 다시 의협 대의원회에 제출했다.


경기도의사회 김장일 교체대의원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의원들이 모두 참석하겠다고 해서 교체대의원들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8일 의협 대의원회에 연락해 참석자 명단을 요구해 받았다”며 “그런데 대의원 6명이 불참하고 교체대의원 1명만 추가돼 있었다. 정작 나는 물론 다른 교체대의원들도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의원은 의협 대의원회에 참석자 예정자 명단 자료 제출을 요구한 지 2시간 만에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측으로부터 임총 참석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다른 교체대의원들에게도 임총 참석 여부를 묻는 전화가 갔고 결국 교체대의원 3명이 추가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최종 참석자 명단이 수정됐다.

경기도의사회 대의원들은 지난 19일 열린 임총에 18명 중 16명이 참석했으며 이중 4명이 교체대의원이었다.

김 대의원은 “교체대의원을 한명도 넣지 않으면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한명은 넣은 것”이라며 “교체대의원들 중에 노환규 전 회장 불신임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보니 양 의장이 의도적으로 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대의원은 “대의원이 불참하면 교체대의원들이 순서대로 참석할 수 있도록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들한테 유리한 대의원만 추려서 참석시켰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임총 결의 자체가 정당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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