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9일까지 회원투표 실시…시도의사회, 대회원 서신 통해 불신임 당위성 강조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들간 여론전이 치열하다.

노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재신임 여부를 묻는 회원투표를 진행하자 일부 시도의사회에서는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투표에 참여하지 말고 노 회장을 불신임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의협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오는 19일 오후 3시까지 노 회장 불신임 찬반 여부 등을 묻는 긴급 전회원 설문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설문 내용은 ▲노 회장에 대한 평가(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 잘 모르겠다) ▲노 회장 불신임 찬반 여부 ▲회원투표 찬반 여부다.

의협은 “집행부는 현재 정관에 없는 회원총회와 회원투표를 정관에 포함시켜 협회의 가장 큰 권리를 회원에게 이양하고, 대의원 선출제도를 직선제로 바꿔 대의원들의 대표성을 확보하며, 시도의사회 임원이 대의원을 겸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을 바꿈으로써 시도의사회가 중앙집행부와 함께 책임 있게 회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정관 변경(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지난 대정부 투쟁에서 드러난 많은 문제점들을 개선해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강력한 의협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어 “일부 대의원들은 이러한 내부개혁 노력에 강력히 반대하며 내부개혁을 추진하는 의협 회장을 불신임하기 위해 오는 19일 임총를 소집해 노 회장에 대한 탄핵(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며 “노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신임을 묻고 회원총회에 대한 회원들의 뜻을 묻고자 전회원 설문투표를 긴급히 실시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불신임안의 임총 통과 여부와는 별도로 불신임 여부를 묻는 회원 투표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의원회가 오는 19일 임총을 열고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처리하더라도 회원 투표에서 불신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오면 법적 소송을 벌여서라도 회장으로서의 권한을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시도의사회장들 “노 회장 주도의 회원투표 참여 말고 독재 끝내자”

노 회장에 맞서 시도의사회장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부 시도의사회는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노 회장의 재신임 여부 등을 묻는 회원 투표에 참여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불신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도의사회장들은 지난 12일 열린 회의에서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황인방 회장(대전시의사회장)을 중심으로 노 회장이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보인 문제점 등을 문서로 정리하되 이 문서를 회원들에게 배포할지 여부는 지역별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의사회, 경남도의사회, 경북도의사회, 대구시의사회, 전남도의사회, 전북도의사회 등은 회원들에게 노 회장의 문제점 등이 담긴 문서를 대회원 서신 형태로 배포했다.


전북도의사회는 김주형 회장과 대의원회 방인석 의장 명의로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현재 우리 의협은 회장 1인의 독단적인 회무결정으로 너무 혼란스럽다”며 “의협에서 정관에 없는 회원투표를 통해 회장에 대한 신임을 묻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투표에 응하지 말고 지역 의사회의 결정에 따라 행동해 달라”고 말했다.

전북도의사회는 이어 “사원(회원)총회는 반대하고 불참하기 바란다. 노 회장이나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요구하는 사원총회 위임장 양도도 하지 않아야 한다”며 “백번을 양보해서 사원총회를 한다고 해도 이는 의협의 정관을 개정한 이후 시행돼야 한다는 게 대의원회나 시도의사회장협의회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의사회는 “필요 없는 논쟁이나 힘겨루기에 정력을 소진할 여지가 없다”며 “100년 의협의 전통을 계속해 잘 이어 갈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수렁에 빠져 의협이 분열되고 분해돼 노예의사로 남을지는 존경하는 전라북도 의사회원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전북도의사회는 조만간 회원들에게 우편물도 발송할 계획이다.

강원도의사회도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노 회장의 불신임안이 발의돼 오는 19일 임총에서 논의된다는 사실을 알리며 “최고의결기구로서 대의원총회의 의결은 존중돼야 하나 노 회장은 대의원총회의 결정과 권위를 부정하며 자신과 대의원총회의 대결구도로 갈등을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강원도의사회 신해철 회장은 “한 사람으로 촉발된 이 필요 없는 논쟁과 힘겨루기에 정력을 소진할 여지가 없다. 100년 의협의 전총이 한 사람으로 인해 무너져서는 안된다”며 “정관을 무시하고 무소불위로 행동하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의협을 맡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노 회장이 주도하는 회원투표나 사원총회에 반드시 불참해 주기 바란다”며 “회장의 독재를 끝장내고 대의원회가 정상을 되찾는 과정에 동참해 달라. 지난 2년 동안의 비정상을 이제는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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