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의료기연구개발사업 대표 과제 10선 발표

범정부적 지원을 받은 의료기기업체들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거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기기의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등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2024년 10대 대표과제 성과보고회(사진제공: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2024년 10대 대표과제 성과보고회(사진제공: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2024년 10대 대표과제 성과보고회가 지난 6일 YTN 미디어홀에서 개최됐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은 6년간(2020년~2025년)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의료기기 기술 개발부터 임상·인허가 및 제품화에 이르는 전주기를 지원하는 대형 R&D 사업으로, 현재까지 총 437과제에 8,523억원이 지원됐다.

올해 2회차를 맞는 성과보고회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연구과제 중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과제들을 표창하고 주요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의료기기 연구개발자 및 산업계의 사기를 고취하고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선정된 10대 대표과제는 ▲연구개발 수행의 적절성 ▲기술·의료 분야의 파급효과 ▲사회·경제 분야의 파급효과를 기준으로, 약 48개 기관에서 제출한 성과 중에서 현재 성과 및 미래 성과 창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 국산화

인공달팽이관 개발 기업 토닥은 ‘기계적/전기화학적 성능 및 생체적합성이 향상된 복합재료 기반 고밀도 유연 신경전극 및 이를 탑재한 인공달팽이관 장치 개발 및 사업화’ 모델로 10대 대표 과제에 선정됐다. 인공달팽이관은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고도 난청 장애인도 소리를 듣게 해 주는 의료기기로, 코클리어, 메델, AB 등 글로벌 3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국내에선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기존의 인공달팽이관은 전극 배열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보통 22채널이지만, 토닥은 레이저 패터닝을 통해 전극과 와이어를 동시에 한꺼번에 성형함으로써 32개 채널까지 전극배열을 만드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전극 생산 과정도 자동화해 대량생산 기반까지 구축했다.

시노펙스는 원격 모니터링 이동형 혈액투석 의료기기 개발로 10대 대표 과제에 선정됐다. 시노펙스는 ▲이동형 인공신장기 ▲혈액투석기 ▲이동형 인공신장기용 정수기의 국산화에 도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인공신장기, 혈액투석 필터 등 혈액투석 관련 제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시노펙스는 혈액투석 필터와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이동형 역삼투압(RO) 정수 시스템을 국산화하고, 저유량·고유량 각 5종 등 다양한 형태의 혈액투석 필터 제조 라인과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센스는 패치형 연속혈당측정기(CGM)의 국산화에 도전한 공로를 인정받아 10대 과제에 선정됐다. 아이센스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CGM 개발에 성공, 지난해 9월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패치를 부착해 사용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매일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1형 당뇨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아이센스가 자체 개발한 CGM은 지난 2월 유럽연합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아이센스는 상반기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송도2공장의 CGM 자동화 라인 구축 작업과 연속혈당측정기 1.5버전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편의성 개선해 주목받기도

메디컬아이피는 메딥프로 AR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결합한 '환자 맞춤형 정밀 수술을 위한 확장 현실 기반의 로봇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 개발'로 10대 과제에 선정됐다. 메딥프로 AR은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의료 소프트웨어로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구현한 환자의 해부학 구조물을 증강현실 기술로 확장해 외과적 중재술 또는 피부, 뼈, 뇌 등 대부 기관 위치와 크기 같은 정보를 비침습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이다. 지난 2022년 식약처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메디컬아이피가 개발한 플랫폼은 3D 오차가 1.9mm에 불과하고 인체 구조물 인식정확도는 96%에 이르며, 수술 전 증강현실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데 이용될 수 있다.

큐리오시스는 ‘다중모드 광영상’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디지털병리기기 개발로 10대 과제에 선정됐다. 다중모드 광영상은 무표지자 이미징이 가능해 슬라이드 염색 과정을 대체할 수 있다. 또 지능형 디지털 병리기기는 AI 기반 병변 부위를 자동으로 탐색하고 제안해 의사가 확인해야 할 이미지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큐리오시스 기기가 병리 진단의 비용과 시간 및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큐리오시스의 디지털병리기기는 지난해 말,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기술 또는 이에 준하는 대체 기술임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제품(NE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큐라코는 분당 서울대병원과 함께 개발한 '병원의료정보시스템(EMR) 연동 의료용 스마트 배설케어시스템·서비스 모델'로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 10대 대표과제에 선정됐다. 큐라코는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 한 제품만을 제조해 온 기업이다. 배설케어로봇이란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대소변 시 자동으로 오물 처리, 비데, 온풍건조까지 해주는 로봇을 말한다. 큐라코의 배설케어로봇은 환자의 배설물에서 얻은 정보를 EMR에 연동시켜 데이터 기반의 환자 케어를 가능하게 한다. 또 배설 간호 업무 부담을 덜어 간병 인력의 2차 감염이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큐리코는 보건복지부의 사회서비스 투자 펀드에서 1호로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미국 보험청(CMS)에서 예비 공적급여 코드를 부여받아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외에도 ▲메디픽셀의 심혈관질환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다중융합영상 AI 솔루션 ▲제이엘케이의 뇌영상-임상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뇌경색 진료 소프트웨어-의료기기 ▲엔젤로보틱스의 국산 착용형 보행재활 로봇(엔젤렉스)의 아세안 진출을 위한 CE 및 말레이지아 허가용 임상시험 ▲ 진씨커의 신규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혈액 기반의 폐암 진단 원천기술 및 진단키트가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2024년 10대 대표과제로 선정됐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앞으로도 연구자들과 적극 소통하여 향후 우수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어 한국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고,

정부관계자는 “국산 의료기기는 치과·체외진단·미용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으로의 대규모 M&A가 성사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며,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발전이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연구개발사업뿐 아니라 규제 개선 및 인프라 확충 등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사업단은 오는 3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39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4)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10대 대표과제의 성과 포스터 및 장비 등을 전시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시연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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