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제1회 내분비내과 의대생·젊은의사 캠프’ 개최
2월 17일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의대생·전공의·공보의까지 망라
전공 선택 고민인 의대생·젊은의사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될 듯

의학의 세계는 넓고도 넓다. 때문에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의대생과 젊은의사들은 고민이 많다. 어떤 전공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지, 어떤 진로가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 줄지, 미리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학의 꽃’이라고들 하는 내과에는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등 분과만도 9개나 된다. 하지만 최근 내과가 3년제로 바뀌면서 내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미래 의사들에게 자신에 맞는 세부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의 상실은 지원자 감소라는 현실이 돼 버렸다. 매년 30~40명에 육박하던 전임의 지원자가 2022년 14명, 2023년 18명에 불과하게 된 것.

이에 대한내분비학회는 미래세대를 배려한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의사들의 관심을 되돌려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학회 내 45세 미만 '젊은이사'들로 구성된 미래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결실이 바로 ‘내분비내과 의대생·젊은의사 캠프’다. 내분비학회가 주최하고 내분비학회 미래위원회와 청년의사가 주관하는 이번 캠프는 오는 2월 17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지난 12월 20일부터 사전등록이 시작됐지만 신청 2주만에 모집정원을 훌쩍 넘겨 마감됐으며, 현재 대기자 등록을 받고 있다.

내분비학회는 이번 캠프를 통해 MZ세대들에게 내분비내과의 참 모습을 알려줌으로써 젊은 의사들이 최선의 선택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이번 캠프에서는 연구, 개원, 임상 외 분야 등 내분비내과 각 직역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주자들이 나서 MZ세대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예정이다.

내분비학회 정윤석 이사장, 박정현 회장, 김대중 보험이사, 하정훈 미래이사 등을 만나 ‘제1회 내분비내과 의대생·젊은의사 캠프’를 개최하게 된 이유, 캠프를 통해 MZ세대 미래 의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 내분비내과 의대생·젊은의사 캠프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정윤석 : 3년 전부터 내분비내과를 전공하겠다는 의사들이 감소하고 있다. 내과 자체도 기피과가 돼 가는 현실이다. 9개 분과 중 소화기나 심장과 달리 내분비내과 인기가 감소하는 이유가 뭔지 고민하던 차에 고착화가 진행되다보니 내분비내과를 의대생 또는 전공의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지난해 미래위원회를 신설했고, 학생이나 전공의를 대상으로 캠프를 열어보자는 의견들이 있어 이를 구체화하게 됐다.

박정현 : 젊은 의사들이 지원을 안하는 데는 제도적인 문제 등이 얽혀있다. 그런데 그것은 학회 단독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도, 의료계도 손 놓고 있으면 영원히 해결 안된다. 어느 한쪽이라도 시동을 걸어야 했다.

김대중 : 과거하고 많이 달라진 것(수련환경) 중 하나는 예전에는 전공의들이 자연스럽게 교수들을 따라 학회도 가곤 했다. 그러다보니 (분과 학문들에)노출되는 일이 많았다. 또 내과 안에서 여러 분과가 활동을 하고 트레이닝을 받는 것도 분과로 들어가서 트레이닝을 했다. 어느 분과를 할 건지 전공의 기간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니 내분비내과가 나에게 맞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내과가 3년제가 되면서 전공의 3년이 입원환자 보는 것으로도 허덕인다. 입원 환자 보는 것도 힘든데 학회 같이 가서 한번 들어보겠느냐 할 수 있을까.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학회를 가야할 이유가 명확해야 시간을 내 따라온다.

- 전공을 선택할 때는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경험에 비추어 조언한다면.

박정현 : 전공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요소가 있을 테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의 첫 번째는 수입이다. 두 번째가 워라벨이다. 그런데 수입과 워라벨은 좋았다 안좋았다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학생 때 교수님께 들었던 말이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은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흥분이 되는 그런 전공을 선택해라’라는 말이다. 꿈에도 나오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오늘은 이거를 좀 더 공부해 보고 싶다 이런 전공을 선택해야 인생이 즐겁다는 이야기였다.

의학은 스펙트럼이 넓은 학문이다. 환자를 한명도 안 보는 전공이 있는가 하면 하루종일 환자를 보는 응급의학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학교에서 수업 받을 때 어떤 과목이 제일 재미있었는지 생각해보고 그 분야를 선택하는 게 제일 좋다.

- 캠프 사전신청 공지가 올라간 지 2주만에 마감됐다. 당초 예상 인원보다 2배 가까이 신청자가 몰려 조기 마감을 해야 했다. 내분비내과가 어떤 과인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 아니겠나. 그런 의미에서 제1회 내분비내과 의대생/젊은 의사 캠프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소개 부탁드린다.

하정훈: 우선 이번 캠프에는 일단 내분비내과에 대한 소개 뒤 연구중심의 내분비내과 특성을 알아보고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연구들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강연이 준비돼 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워라벨을 직업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특히 내분비내과의 경우 여의사들이 많은 편이다. 워라벨을 찾으면서 일과 가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비결을 들을 수 있는 강연도 마련했다.

이외에 개원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줄 내분비내과 개원의는 물론 임상을 빅데이터와 AI 등 디지털헬스케어와 융합하거나 제약회사에서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내분비내과를 전공하고 있는 펠로우가 내분비내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현실적인 고민들에 대해 선배의 입장에서 진솔하게 이야기해 줄 예정이다.

- 사전신청을 받을 때 궁금한 질문을 받아봤는데 내분비내과가 뭐 하는 곳이냐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분비내과는 어떤 곳이다 간단히 설명한다면.

정윤석: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호르몬이 배출된다. 내분비내과는 혈액이나 체액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가지고 우리 몸 전체를 유지하는 항상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대사나 골대사, 지질대사 등 신진대사를 하는 여러 가지 요인을 조절하고 연구하여 질병을 해결하는 게 내분비내과다.

- 요즘 의료계 이슈 중 하나가 의료분쟁이다. 그래서인지 내분비내과는 의료분쟁과 거리가 먼지 묻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박정현 : 환자를 보는 의사라면 100%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제대로 진료를 해도 얼마든지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니까. 100%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내분비내과의 경우 침습적인 게 별로 없다보니 분쟁이 나더라도 소소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기껏해야 약 부작용 정도? 하지만 약 부작용은 의사가 아닌 제약회사와의 문제니 다른 과와 비교한다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반대로 내분비내과는 너무 다이나믹함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

정윤석: 호르몬 특히 뇌하수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같은 경우 하루 종일 입맛도 없고 힘이 없어서 누워 있다가도 입맛이 좋아지고 체중이 늘어나고 몸도 따뜻해지며 활력이 생기는,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이나믹한 것은 10%, 90%는 단조로운 게 사실인데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은 점도 있다.

박정현: 사람들이 당뇨병 환자라고 단조롭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당뇨병 환자를 조절한다고 할 때 혈당을 조절한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혈당이 아닌 그 환자의 대사가 조절되는 것이다. 혈당은 그 사람의 대사가 조절되는 걸 나타내는 간접 지표일 뿐이다. 혈당이 조절이 되면 수십 수백 가지의 지표들이 다 좋아지는 것이라 대사 조절이라 해야한다.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이나믹하다.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환자의 생활 습관 교정이 따라와야 한다. 그러려면 그 사람의 삶속으로 들어가야 된다. 당뇨병이 단순하다고 질문한 분은 당뇨병을 전혀 모르는 분인 것이다. 당뇨병을 혈당 한번 찍어보고 약 쓰고 반복하면 된는 질병이라고 생각하면 단순할 수 있지만 내분비내과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약도 굉장히 다양하고 신경 써야할 것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내분비내과를 왜 선택해야 하는지, 내분비내과를 선택하면 좋은 게 무엇이 있는지 한마디 부탁드린다.

김대중 : 대학에 있는 내분비내과 의사를 생각해 보면 진료 로딩이 크지 않다. 중환도 없고 외래도 많지 않고, 물론 한 번 볼 때 환자가 많아 점심도 못 먹을 때도 많지만 외래가 끝나면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다. 때문에 학회 활동도 많이 할 수 있고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다. 밤에도 편하고 주말도 편하다.

하정훈: 내분비내과는 자기 시간을 자기가 주체적으로 쓸 수 있는 분과라고 생각한다. 심장내과의 경우 응급환자가 나타나면 나의 시간을 환자를 위해 써야하지만 내분비내과의 경우 응급환자가 없기 때문에 내 시간을 주체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정현 : 내분비내과는 가장 과학적인 의학의 한 분야다. 그래서 평생의 업으로 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고 재미있다. 내분비내과가 밖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소심하고 소극적이고 조용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캠프 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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