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한다 지적 나와…건국의대 이건세 교수 “서울대병원, 공공병원 리더임을 보여줘야”

서울대병원이 공공보건의료에 있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2016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엄’에서 건국의대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 병원이라는 서울대병원이 과연 공공의료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지원을 받아 농촌 순회 진료하는 것이 공공의료냐”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농협의 지원을 받아 농촌 순회 진료를 하는 것을 그전부터 비판해왔다”며 “순회 진료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지 말고 해야한다. 지원을 받아서 하면 대한민국 어느 병원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대학병원이 다 할 수 있는 순회 진료를 꼭 서울대병원에서 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10주년 심포지엄에서는 그것을 하나의 중요한 사업으로 이야기하고 표창을 했다. 다른 대학병원이나 민간병원이 서울대병원에게 뭘 배우겠느냐. ‘저런 활동을 하면 공공의료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가중앙병원이라면 정부에서 시행하는 공공의료 정책을 얼마나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적어도 국가가 하는 공공의료계획을 70~80%는 수행해야한다. 그런데 지금 서울대병원이 그 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경북지역에 있는 지방의료원에 인력을 파견하는 등 경북대병원의 사례를 설명하며 “무료진료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서울대병원이 과연 이런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심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공공보건의료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 제시 등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최고 전문병원이다. 적어도 서울시와 국립대병원에 대해서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며 “어떻게 그것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서울시와 국립대병원들과 고민을 함께 나눠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책을 리드하고 구체적인 방안과 실행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공공보건의료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실현 가능성을 찾아내고 현실에 있어서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서울대병원이 해야 하는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국립대병원이나 다른 공공병원들이 서울대병원을 리더로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정말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의 리더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게 됐다”며 “서울대병원은 최고 중앙전문병원으로서 개별병원 역할을 넘어서 지방 국립대병원과 연계해 진료체계, 인력개발, 교육 및 훈련, 연구 등을 협력해야 한다. 공공의료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생각하고 실행하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 권용진 기획조정실장은 공공보건의료전달체계의 발전적 재편을 강조하며 4대 혁신전략과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권 실장이 제안한 4대 전략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혁신 ▲통합연계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강화 ▲안정적 재원 조달 기전 마련 ▲국가 HT(보건의료기술, Health Technology) R&D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다.

권 실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10대 과제로 ▲핵심 의료인력의 확보 및 역량강화 ▲환자 참여 거버넌스 구축 ▲CP 및 Peer Review를 통한 Consensus 기전 활성화 ▲국립대병원의 네트워크 핵심 기능 강화 ▲국립대병원 보건복지부로의 이관 ▲301 네트워크 활성화 ▲공공병원예산제 도입 ▲공공병원 생산성 개념의 재정립 ▲국가기관 HT 연구 협력체계 구축 ▲HT 연구 Test Bed 역할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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