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보건소 BCG 백신 폐기 총 8200여개…대부분 유효기간 경과
보건소 BCG 피내용 무료지만 경피용 위주 동네의원 7만~9만원 부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후 상당수 보건소들이 백신 접종 업무를 중단하면서 100% 수입에 의존하는 BCG 피내용 백신이 대부분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소 백신접종 업무 중단으로 동네의원을 이용해야 했던 영유아들의 경우 BCG 피내용 백신보다 경피용으로 접종을 하면서 7만~9만원을 부담해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CG 피내용 백신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어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동네의원의 경우 BCG 피내용보다는 경피용을 선호해 동네의원에서 접종하기 위해서는 7만~9만원 정도의 접종비를 지불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질병관리청의 ‘보건소 BCG 피내용 백신 폐기현황’ 자료를 분석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많은 보건소들이 접종 업무를 중단하면서 BCG 피내용 백신들이 폐기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BCG 백신 폐기량은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전인 2019년 907개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국내 발생 후인 2020년 3,254개, 2021년 4,965개로 크게 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1,811만원이다.

폐기 사유를 살펴보면 유효기간 경과로 인한 폐기가 대부분이었는데 2019년 92.8%, 2020년 95.8%, 2021년 98.8%에 달했다.

폐기 이력이 있는 보건소도 2019년 97개에서 2021년 21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보건소당 평균 폐기량도 2019년 9.4개에서 2021년 23.6개로 역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도별로 폐기량이 가장 많았던 보건소를 살펴보면 2021년에는 경기도 하남시 보건소 148개, 2020년에는 서울시 강서구 보건소 113개, 2019년에는 전라북도 전주시 보건소 153개다.

또한 2020년과 2021년에는 폐기량 상위 3개 보건소가 각각 100개 이상의 BCG 피내용 백신을 폐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 의원은 또 같은 기간 무료 접종인 보건소 피내용 백신 접종이 어렵게 되자 접종자의 절반 가까운 영유아 부모들이 약 7만~9만원을 본인부담해 BCG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19년 보건소에서 BCG 피내용 백신을 접종한 신생아는 접종자의 34.2%였고 동네의원에서 BCG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28.1%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BCG 피내용 백신 보건소 접종 비율이 8.8%로 급감한 반면 동네의원에서 BCG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전년대비 20%p 이상 증가한 48.7%에 달했다.

2021년에는 보건소 접종 비율이 더 줄어든 5.1%였고 BCG 경피용 백신 접종 비율은 47.1%였으며, 2022년 역시 8월 기준 보건소 접종 비율은 5%, BCG 경피용 백신 접종은 49.5%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최 의원은 “국내 생산이 되지 않아 현재 100% 수입하고 있는 BCG 백신은 결핵 예방을 위해 생후 4주 내에 접종해야 하는 필수 예방접종 백신”이라며 “코로나19 방역에 모든 보건의료자원이 쏠려있었던 사이 보건소에 보관된 BCG 백신은 유효기간 경과로 전부 폐기되고 신생아를 둔 부모들은 무료 BCG 접종 기회를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보건당국은 이제라도 보건소 내 BCG 피내용 백신 폐기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접종할 곳이 없어 불가피하게 약 7만~9만원 가량의 유료용 백신을 접종하는 불합리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 예방접종 대상 지정 등 종합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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