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교수, CML 초치료 환자 대상 첫 완치 연구 진행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 3상…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

불치병으로 불리던 만성골수성 백혈병의 완치에 도전하는 연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두 번째,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시작됐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원장 김병식) 혈액종양내과 김동욱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를 목표로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의 3상 국제임상시험을 아시아 최초로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세계적으로는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다.

애시미닙 3상은 표적항암제만으로 만성골수성 백혈병 완치 가능성을 목표로 한 첫 임상시험이다. 5년간 처음 진단된 만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02명(31개국)이 등록될 예정이며, 의정부을지병원에서 아시아 최초로 환자가 등록(총 5명)했다. 임상은 1일 애시미닙 40mg을 2회 투여하는 군과 2세대 표적항암제(닐로티닙, 다사티닙) 투여군을 비교하며, 주요 비교 대상은 두 군 환자의 12개월째 주요유전자반응률(암 세포가 1,000배 감소)이다.

김동욱 교수는 애시미닙의 2/3차 치료제로서의 안전성 및 효과를 2019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한 바 있다.

애시미닙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TKI(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 계열 4세대 표적항암제로, 암 단백질을 표적 공격하는 기전이 기존의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 등 1~3세대 표적항암제와 전혀 다르다. 즉, ATP 결합 부위를 차단하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애시미닙은 BCR-ABL1 암 단백질의 미리스토일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기존 표적항암제에서 발견된 내성 돌연변이의 상당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은 2001년 세계 최초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사용된 이후 다양한 표적항암제 개발로 생존 기간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하거나 급성기로 진행돼 10년 이상 생존율은 85% 정도였다. 그 외 15% 가량의 환자들은 새로운 표적항암제 임상시험 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이처럼 기존 1, 2, 3세대 표적항암제에 내성 또는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김동욱 교수는 2014년부터 4세대 표적항암제인 ‘애시미닙’ 임상 1, 2상 연구에 참여해 60% 이상의 환자에서 백혈병 유전자 감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애시미닙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존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번 3상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함으로써 완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김동욱 교수는 “그동안 표적항암제 치료를 통해 생존율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 왔으나, 평생 표적항암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부담,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 또는 내성 발생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항암제 치료중단 및 완치를 목표로 각국에서 끊임없이 신약 개발과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이제까지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부작용 또는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애시미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했다면, 이번에 시작하는 연구는 처음 진단된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완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4세대 표적항암제의 초기임상시험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교수는 또 이번 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만성골수성 백혈병 완치를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도 했다.

즉, 이번 3상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처음 만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애시미닙을 써서 완치에 도전하고, 애시미닙 초치료에 실패할 경우 기존 1, 2, 3세대 약물로 내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완치를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기존 1, 2, 3세대 약물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애시미닙을 병용케 함으로써 다시금 완치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욱 교수는 이러한 시도들이 가능한 배경으로 “1, 2, 3세대 약물과 애시미닙 간 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이번 3상 연구 이후) 완치를 목표로 한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향후 10년 이내에 완치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정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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