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

최근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추가되었다.

간세포암 분야의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에 현장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전문의 입장에서는 치료제 옵션이 늘었다는 것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다. 더불어 다양한 약제 가운데 환자에게 적합한 약제 선택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임상에서 환자를 고려해 약제를 처방하면 “이번에 새로운 치료제가 허가되었다고 하는데 왜 나에게는 출시된 지 오래된 약을 처방하는가” 하며 신약 처방을 원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의구심을 가진 환자들이 적잖은 만큼, 의사 입장에선 넓어진 치료 옵션을 어떻게 환자에게 적합하게 처방할지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현재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거나, 간 이식 환자, 조절이 어려운 고혈압 환자, 복수를 동반한 중등도 간기능 환자 등에서는 처방이 어렵다. 특히 신생혈관억제제인 아바스틴 때문에 출혈의 위험이 커서 출혈 고위험군의 경우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반면, 넥사바는 10년 넘게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사용되어 오며 중등도 간기능(Child Pugh class B7) 환자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와 함께 연속 치료할 경우 26개월이라는 높은 생존기간을 입증하기도 했으며, 가장 넓은 범위의 환자에게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여전히 간세포암에서 매우 중요한 치료 옵션이다.

재발률이 높고 치료 옵션이 적어 치료가 어려웠던 간세포암 분야이다 보니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매우 높지만,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후속치료제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은 부족해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

반면 잘 계획된 임상 연구의 결과와 실제 진료환경에서의 경험 축적, 급여를 통한 경제성 여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치료 약제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간세포암은 환자의 병기, 종양의 범위, 간 기능의 정도에 따라 면밀히 검토된 맞춤 치료 처방이 이루어질 때 더 적합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환자의 병기나 상태, 경제적 부담, 후속 치료까지 연속적인 치료 필요성 등에 따라 치료제 별 환자에게 부여되는 의미 또한 다르다. 신규 치료제와 기존 치료제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는 만큼 치료목표와 삶의 질,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 이상 반응에 대한 관리나 위험 등을 고려한 환자별 맞춤 처방을 통해 장기생존의 희망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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