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정보 교환 및 방향성 논의…“원격협상 및 원주에서 협상 곤란” 입장 모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공급자단체들이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을 앞두고 긴급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자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수가협상과 관련해 정보를 교환하고 방향성을 논의했다.

건정심 공급자협의회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의 표면적 이유는 이번에 집행부가 바뀌어 공급자협의회에 처음 참여하게 된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임원들에 대한 환영회 자리였다.

하지만 이 두 단체에서 공급자협의회에 참여하게 된 임원들이 이전 집행부에서도 활동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환영회 자리만은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수가협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급자단체간 정보교환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는 것.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번 수가협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건정심 공급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의료공급자의 노력과 희생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희망적 전망이 있었던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지출 및 보험료 동결 등 보험재정이 좋지 않기에 (수가협상 결과가)비관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공급자단체들은 이번 수가협상에 있어 공조체계를 구축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수가협상 중 언제라도 공급자단체 모임을 갖고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원격협상 및 원주에서의 협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함께 하기로 했다.

공급자단체들은 또 현행 수가계약제도의 한계 등 원론적이고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처가 세계적으로 모범사례로 꼽힌 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짜여진 프레임 내에서 공급자끼리 경쟁하는 게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에 대해 모두 공감했다”면서 “이러한 무력감과 상실감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이번 수가협상부터 공급자 모두가 분명히 언급하고 새로운 협상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모임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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