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희생 모욕하는 아전인수‧곡학아세…공공기관 공로만 부각시키는 저의 무엇인가”

의료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쓴 기고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경북 경산에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지키며 인술을 펼쳐온 동료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열흘하고도 하루가 지났다”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한 교수의 기고문이 대한민국 의료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음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말했다.

의협에 따르면 김윤 교수는 14일 한 언론에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란 글을 기고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조기에 차단한 대만, 홍콩, 싱가포르는 중국과 인접해 있음에도 적은 피해로 초기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반면, 거듭된 전문가단체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감염원 차단에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는 중국 이외 지역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됐지만,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의료인들의 헌신을 통해 초기 방역의 실패를 극복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윤 교수는 기고에서 ‘눈앞의 성공’이라는 표현으로 초기 방역의 실패를 덮는 것으로도 모자라, ‘방역은 성공적이었으나 진료가 잘됐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국민과 의료인들의 노력과 성과를 폄하했다”면서 “공공의료의 민낯을 드러낸 국가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옹호하며, 나이 보정 사망률이 대한민국의 2.5배에 ‘불과’하다는 표현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현실인식을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또 “병상을 기준으로 공공의료기관에서 75%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민간의료기관은 마치 병상만 많이 차지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처럼 기술해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의료인들의 땀과 눈물을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심근경색, 뇌출혈 등 의사들의 손길이 필요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을 욕심 많고 정의롭지 못한 의료인으로 전락시켰다”면서 “어려운 가운데에도 지정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의료인들을 부인했으며, 병세의 악화로 ECMO 등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받아내는 서울과 전국 각지의 3차 의료기관들의 노력을 정확한 수치도 확인하지 않은 채 폄하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특정한 시기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감염병 환자의 치료를 위해 그 지역 내에 그 만큼의 병상이 필요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면서 “병상을 보유한 민간의료기관이 병상을 내주지 않아 환자가 사망했고 이 때문에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환자의 이송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김 교수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보건의료 위기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있는 동료들을 모욕하는 일이 다신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국민과 의료계,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감염병 위기 극복이 절실함에도 오히려 의료체계를 민간과 공공으로 단순하게 이원화하고, 마치 편이라도 가르듯 공공기관의 공로만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김 교수는)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다 희생된 동료와, 오늘도 진료현장을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수많은 의료인들을 모욕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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