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 뜰까' ⑦…암젠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레파타’
고콜레스테롤혈증 스타틴 불내성 환자 등에도 급여

세계 최초, 국내 최초, 퍼스트 제네릭 등 제약사가 의약품 출시를 알릴 때 많이 언급하는 단어 중 하나가 ‘최초’다. 이는 의약품 시장에서 선점이 중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의약품은 환자에게 한 번 처방이 이뤄지면 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을 내 놓는 제약사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한다. 지각변동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은 어떤 약들이 있는지 <’이 약 뜰까’> 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한다.

2019년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심장학회에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재발 예방을 위한 LDL 콜레스테롤(이하 LDL-C) 관리 가이드라인이 강화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에 급여가 확대 적용된 암젠코리아의 PCSK9 억제제 레파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 질환으로, 특히 재발에 따른 사망률이 68~85%에 달하는 중증질환이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LDL 콜레스테롤로,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LDL-C 수치와 심혈관 사건 발생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그 동안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 요법으로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 계열이 주로 처방됐으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LDL-C 조절 목표인 70mg/dL 미만 달성률은 뇌졸중은 11.7%,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26.3%로 낮은 수준이었다.

레파타는 이처럼 재발 위험이 높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중 기존 치료(최대 내약 용량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에 실패한 환자들의 치료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에서 급여가 적용된 유일한 PCSK9 억제제이기 때문이다.

'레파타'는 올해 1월 1일부터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초고위험군 환자,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중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확진 환자 및 스타틴 불내성 환자 치료에 급여가 확대됐다.

레파타의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 허가 및 급여 적용의 근거는 대규모 핵심 임상 연구인 FOURIER를 통해 확인됐다.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 복용 후에도 LDL-C가 70mg/dL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은 환자들에게 레파타를 추가적으로 투여했을 때, LDL-C 중앙값이 30mg/dL로 떨어졌다. 그 결과 레파타 투여군은 추적관찰 2.2년(중앙값)만에 기존 치료를 유지했던 환자군 대비 심혈관 위험(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재관류술,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심혈관계 사망)을 15% 감소시켰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심혈관계 사망)만 보았을 때는 감소율이 20%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10가지 세부 지표에서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최근에는 레파타의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도 확인됐다. 레파타의 5개 2상 임상시험 참여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한 OSLER-1 임상시험에 따르면 레파타 투여 후 감소된 LDL-C 수치는 5년간 유지됐다. 또한 이상반응 발생률도 시간 경과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특히 중화항체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곧 레파타의 LDL-C 감소 효과가 희석되지 않고 장기간 유지됐음을 의미한다.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분야에서 새로운 기전의 LDL-C 강하제인 PCSK9 억제제 레파타의 필요성은 주요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입증됐다. 지난해 업데이트된 유럽 심장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의 재발 예방을 위한 PCSK9 억제제 치료를 최고 수준인 Class I으로 권고했다.

이러한 레파타가 올해부터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에게도 급여 적용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레파타의 쓰임도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 이내희 교수는 “이번 레파타의 급여 확대로 최대 내약 용량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 치료에도 LDL-C가 목표치 70mg/dL에 도달하지 못했던 많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며, “치료 대안이 없어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에 놓여 있던 심혈관질환 초고위험 환자들이 이제 급여권에 안착한 PCSK9 억제제 레파타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고, 이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레파타는 지금까지 전 세계 72개국에서 시판 허가됐으며, 심혈관사건 위험 감소에 대한 적응증으로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 60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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