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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기반 POC, 감염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 갖게 해"잰 곰 리스비 교수, 덴마크 연구결과 인용…"빠른 검사 결과와 민감도·특이도 100% 확인"
  • 박기택 기자
  • 승인 2019.10.07 06:00
  • 최종 수정 2019.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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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2~72시간의 짧은 잠복기를 갖고 있어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증상 호전과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신속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선 감염 질환의 진단을 위해 신속바이러스 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 이하 RAT)가 편의성과 신속성으로 응급실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RAT는 국내 전체 인플루엔자 검사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RAT는 검체 채취자의 숙련도에 따라 검체 내 바이러스의 포함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유행 시기에 검사했을 때 민감도가 60~80%에 불과하다. 결과가 음성이어도 임상적으로 의심될 경우 추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또 인플루엔자 A/B와 RSV를 동시에 검사할 수 없어 별도로 검사해야 한다.

이러한 RAT의 단점을 보완하는 검사법으로 분자진단 기반 POC(Point of Care, 현장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분자진단 POC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실제 임상에서도 통용되는지에 대한 문헌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최근 열린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최신 POC 트렌드에 대한 연구와 덴마크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사례에 발표한 코펜하겐 흐비도브르 대학병원 진단분자생물학 잰 곰 리스비 교수를 만나 분자진단 POC의 장단점에 대해 들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흐비도브르 대학병원 진단분자생물학 잰 곰 리스비 교수

- 덴마크에서 진행한 POC 연구는 어떤 내용이며, 그 결과는 무엇인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RSV에 대한 분자진단 기반 POC인 ‘cobas Liat’의 덴마크 내 사용 1년에 대한 첫 성과 보고였다. 데이터가 나오기 전에도 분자진단 기반 POC 성과가 좋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었다. 실제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전체적인 수치가 우수했고 사용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특히 cobas Liat으로 검사했던 샘플 전량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WHO Influenza Reference Center로 보내 재검사를 진행했는데, 재검사 결과,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100%에 가까웠다.

- 기존 POC 검사법 대비 분자진단 기반의 POC는.
기존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RSV를 분자진단 검사법으로 진단하려면 중앙 실험실에서 검사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 또 POC의 일종인 RAT는 결과는 빠르지만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다는 단점 때문에 덴마크에선 7~10년 전부터 사용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분자진단 POC 검사법을 모색하게 됐다.

- WHO는 민감도, 특이도, 편의성, 신속성, 상용화 등을 이상적인 POC 조건이라고 꼽고 있다. 분자진단 POC가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고 보나.
기존 POC는 특별한 실험실에서 추가적인 과정을 이행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반면 분자진단 POC는 모든 과정이 전자동돼 있고 특별한 트레이닝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컨대 병원에서 간호사가 한밤중에 자체적으로 검사를 하더라도 중앙 실험실에서 전문 인력이 검사를 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실험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검사가 가능할 정도로 과정이 단순화됐다.

- 이야기대로라면 대학병원이 아닌 1차 의료기관에서도 분자진단 POC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POC는 주로 증상이 심각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됨을 염두에 둬야 한다. POC는 환자를 격리해야 하는지,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POC는 감염 질환 중에서도 빠른 결과가 필요한 질환에서 주로 사용된다. 특히 중증 감염 질환의 경우에는 진단이 빠를수록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이 핵심이다.

- RAT에서 분자진단 POC로의 변화에 따른 덴마크 의료진의 거부감은 없었나.
덴마크에서는 RAT 사용이 7~10년 전부터 중단되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덴마크 가이드라인은 POC 기기를 최소 하나는 보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때문에 테스트와 관련된 결과, 트레이닝,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병원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다. (도입) 초기에는 인력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는 실험실에서 하던 것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필요한 인력을 기꺼이 보강할 정도로 검사의 주도권을 갖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루아침에 RAT에서 분자진단 기반 POC로 전환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중앙 검사실에서 분자진단 검사법의 정확성에 대해 증명했다. RAT가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면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24시간 내에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검사가 있다고 전했다.

- 기존 RAT의 민감도는 70%, 분자진단 기반 POC의 민감도는 100% 정도로 알고 있다. 이러한 수치 차이에 대해 의료진의 체감 정도는.
더 이상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매일 응급실에서 20~3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데, 이 중 한 명의 환자도 RSV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진료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30% 차이가 실질적으로 어떤 이점(benefit)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병원 내에서 어느 한 감염 질환이 확산되고 아니고는 큰 차이다.

- 다수의 분자진단 기반 POC 제품이 출시돼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품 선택 기준은.
덴마크에서 시판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RSV에 대한 분자진단 기반 POC 제품 15개에 대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는 민감도와 특이도 등 제품의 성능은 어떠한지, 30분 내에 신속하게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지, 무효율(검사 결과에서 유효하지 않은 결과값이 나올 확률)이 낮은지, 검사 결과를 실험실의 정보 시스템에 올릴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제품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15개 중 cobas Liat 등 2개 제품의 성능이 뛰어났다.

- 마지막으로 분자진단 POC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한국 의료진들에게 조언한다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마련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에도 상당수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는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의료진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병원과 환자에게 적합한 검사를 선택하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 실험실 또한 의료진을 도와서 어떠한 진단 도구가 의료진의 니즈(needs)에 적합한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

박기택 기자  pkt77@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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