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위해감축포럼서 가열담배 등 유용성 강조 발언 이어져

전자담배와 가열담배 등을 이용해 담배 위해성을 줄이는 금연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위해감축연구회(회장 문옥륜)가 인도네시아공중보건연구회(Yayasan Pemerhati Kesehatan Publik Indonesia, YPKP)와 공동으로 29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제3회 아시아위해감축포럼(Asia Harm Reduction Forum Seoul 2019)’에서 아시아와 캐나다, 유럽 등의 연자들은 흡연의 위험성을 감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전자담배와 가열담배(heat-not-Burn) 등을 꼽았다

국내에선 연초형 담배와 가열 담배 등의 위해성 차이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보건복지부의 금연 광고에서도 가열 담배 등은 물론 일반 담배 모두 위해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 연자들은 가열 담배 등을 통해 담배 위해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열담배 등으로 흡연을 시작한 흡연자들이 이후 일반 담배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게이트웨이 효과’가 적다는 의견도 나왔다.

먼저 포럼에서 기조연자로 나선 그리스 오나시스 심장외과센터 콘스탄티노스 파르살리노스(Konstantinos Farsalinos) 심장전문의는 “담배 위해 감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50년이 넘게 제기된 흡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그 무서움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며 “니코틴 대체품, 약물 등으로 금연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여전히 금연 성공률은 낮다. 실제 (니코틴 대체품 등이) 금연에 영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열담배는 위해성이 (일반 담배보다) 낮다. 그 유효성과 흡연 중단을 위한 역할 등의 근거는 많이 발표됐다”며 “일본 같은 국가에선 금연을 위해 가열담배를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자담배, 가열담배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위해한 담배를 중단케 하는 건 어렵다”고 피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연구정책 및 협력 부서 디렉터를 역임하고, 2013년 WHO 보고서 저자로 참여한 바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학 보건대학원 티키 팡게스투(Tikki Pangestu) 교수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전자담배를 규제하고, 전자담배 사용 흡연자가 금연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과학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으며 금연을 위한 건설적인 태도도 아니다”라며 “또 전자담배 통해서 젊은 청년들이 일반 담배로 이어져가는 게이트웨이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데이터도 있다”고 말했다.

금연정책 분야 전문가인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 데이비드 스웨너(David Sweanor) 법학부 교수도 흡연 과정을 바꾼 전자담배 등 Heat-Not-Burn(HNB) 제품들이 일반 담배의 사용을 줄여 담배의 위해성을 감축시킬 것이라고 피력했다.

스웨너 교수는 “우리는 위험을 찾으면 그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담배의 대체품이 나왔고 그로 인해 (담배의) 위해성을 낮출 수 있다면 그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HNB 제품들이 나온 후 담배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아이슬랜드에선 HNB 제품이 출시 3년 만에 담배의 40%를 대체했다. 담배의 판매량이 이렇듯 단시간에 감소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오이 국제병원 히로야 쿠마마루(Hiroya Kumamaru) 부원장도 일본에서 전자담배 등이 일반 담배를 대체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 게이트웨이 효과가 없음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히로야 쿠마마루 부원장은 “일본에서 2014년 가열식 전자담배가 출시된 후 담배 소비가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 올해는 작년 대비 21% 감소했다. 이후 젊은 세대가 이를 이용하다가 일반담배로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연구가 진행됐지만 게이트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에 따르면 HNB 제품이 일반 담배보다 발암 발생률이 낮지만, 발암 위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HNB 제품으로 (담배 위해성을 낮춘 것에) 만족해선 안된다. (금연을 위한) 다음 단계까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위해감축포럼은 위해감축 문제에 대해 아시아와 태평양 전역의 보건 전문가, 정책 입안자, 학계 및 소비자들 사이의 의견 교환 도모를 위해 시작된 토론 및 교류를 위한 행사다. 이번 포럼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그리스, 싱가포르 등 전세계 18개국 100여명의 공중보건, 의학, 과학, 규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