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 평균 25.7% 증가율 의문…"실제 병원자료와 차이 커 재검증 필요"

대한병원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2018년도 병원별 진료비 증가율 자료에 오류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020년도 수가협상에서 공단은 상급종합병원에 지불한 진료비가 2017년도에 비해 25.7%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지급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25.7%와는 차이가 많이 나 신뢰할 수 없다는 게 병협의 주장이다.

이에 병협은 2020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공단 자료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했다.

앞서 공단은 2차까지 진행된 2020년도 수가협상에서 보장성 강화 정책 등으로 2018년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진료비는 39조1,008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16.2% 늘었고, 이중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14조33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5.7%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병협이 빅5 병원 중 2곳의 진료비 지급 내역을 입수한 결과, A병원은 지난해 진료비가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B병원의 경우는 9.4% 증가율을 보여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평균 25.7% 증가했다는 공단 자료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빅5병원은 아니지만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중 한 곳의 진료비 증가율 역시 10.9%로 공단 자료와는 거리가 멀었다.

현재 건강보험 수가협상에 적용되고 있는 SGR 산출방식은 2007년을 기준연도로 의료공급자 유형별 진료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한다. 때문에 공단 자료에 통계상 오류가 있다면 수가 조정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병협은 "현재의 수가협상은 일방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호 동등한 카운터 파트너로서 의료공급자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협상태도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병협은 지난해 병원 취업자가 일년 사이에 5만명 이상 늘어난 사례를 들며 고용창출 효과는 물론, 인건비 부담이 커진 만큼 이 부분들도 수가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대체인력 추가 채용으로 인건비 추가 부담이 늘어난 점 역시 수가인상 요인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병협 임영진 회장은 지난 30일 열린 대한중소병원협회 정기총회에서 "수가협상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일방적이서는 안되고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밝지 않은 수가협상 미래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영진 회장은 "수가협상은 병원 운영에 중요한 것이지만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왜 의료계가 어려움을 토로하는지 상대방도 역지사지로 잘 살펴봐야 한다. 잘못하면 소탐대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49개 병원들이 협조해줬다. 진료비가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는 비급여가 보장성 강화로 급여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병원들이 재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높아졌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제발 정부도 귀를 열고 병협이 제출하는 에비던스들을 면밀히 살펴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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