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유재산권 침해 비판…“위협‧탄압에 굴복하지 말고 싸워 자유 지켜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집회에 참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5일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한유총 집회에 참석해 연대사를 했다.

이날 집회에는 유치원장과 교사 등 주최 측 추산 3만명(경찰추산 1만1,000명)이 참여해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교육부 시행령 철회를 요구했다.

최 회장은 한유총의 요청에 따라 이날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연합뉴스 TV 캡쳐)

최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먼저 의협 회장이 왜 이 자리에 서 있는가 말씀 드리겠다”면서 “우리 의료계는 지난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래로 30년 간 사유재산 침해와 자유의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한 사람의 의사가 되기 위해건 의대 교육, 전공의 수련 등 11년의 기간이 걸린다”면서 “그리고 의료기관을 세우는데 드는 비용은 모두 개인의 자본이다. 즉 사유재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가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진료를 하는 순간부터 전 국민 의료보험, 즉 국민건강보험의 강제 적용을 받게 된다”면서 “개인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사유재산인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에 대해 무조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강제함으로써 진료비를 국가가 획일적으로 통제하고 의료의 공공성이란 미명 하에 의사들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직업 수행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보험을 강제로 적용하면서 의료 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상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의사들과 의료기관은 이 잘못된 제도로 인해 막대한 희생을 강요당하고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립유치원에 대해 정부가 시행하려는 정책이 잘못된 의료제도와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피력했다.

최 회장은 “사립유치원은 각 개인들이 피땀 흘려 모은 재산으로 세운 사유재산”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을 내세우며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왜 개인의 자본으로 설립된 사립유치원에 대해서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적용하나. 그리고 왜 사립유치원을 폐원할 때 타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행정 편의를 위해 유아 보육에 대한 지원금을 사립유치원에 지급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건국정신과 헌법적 가치인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그 지원금을 아이들의 부모들에 지급하고 부모들이 사립유치원에 학비로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사립유치원의 회계 관리에 에듀파인을 적용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립유치원도 다른 사업체들처럼 세무사와 사적 계약으로 이미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면서 매년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면서 “이것으로 충분하다. 만약 공무원 급여가 국민 세금으로 나간다고 해서 공무원 개인들의 가계 회계 관리에 에듀파인을 적용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 본인의 근로를 통해서 얻은 소득은 자기 뜻대로 사용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유총 회원 여러분, 좌절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위협과 탄압에 굴복하지 말고, 반드시 싸워서 여러분의 자유를 지켜내시기 바란다”면서 “원칙을 알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이 여러분을 응원할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사유 재산 그리고 개인의 자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소중한 아이들을 돌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서 여러분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부에게는 “정부 정책에 반한다고 해서 위협, 탄압 등 강압적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강압적 수단의 동원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정책 당사자들과 나라의 근간인 헌법적 원칙을 지키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일부 국민들이 사태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동조하게 된다면 자유를 강탈당할 다음 순서는 지금 박수치고 있는 바로 자신들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의 소중한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한유총의 주장과 정책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의협은 최 회장의 한유총 집회 참석이 의료계의 정책 연대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협회는 민생을 화두로 정책 연대를 구상 중”이라며 “최 회장의 한유총 집회 참석도 ‘의료계와 한유총이 관치를 당하고 있다’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저변을 넓혀야 (의료계 투쟁에 대한)국민 공감대가 생긴다”면서 “다른 단체들과도 정책 연대를 맺고 공감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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