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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재인케어 시대, 보험사기범이 되지 않으려면신·유 법률사무소 정혜승 변호사
  • 정혜승 변호사
  • 승인 2018.06.14 13:15
  • 최종 수정 2018.06.2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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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의 취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자는 것으로, 취지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국가의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건강보험제도 및 의료정책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원칙에 따라 수정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 연재에서는 그간 문제가 되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문재인케어 시대에 법률적 정비가 필요한 부분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신·유 법률사무소 정혜승 변호사

문재인 케어가 표방하는 원칙에 따르면 비급여로 분류되던 의료행위 중 상당 부분이 급여화 되어 수가가 정해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대상이 된다. 한편, 문재인 케어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 민간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건강보험상품(편의상 이하 ‘실손보험’이라 함)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편의상 이하 ‘건강보험’이라 함)에서 보장되는 범위가 늘어나면 소비자들도 실손보험을 해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 모두 통제가 강화될 것이며 부당하게 보험이 지급되는 경우의 제재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통제는 어떻게 시행될지 비교적 예측이 가능하다.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처분이 먼저 시행될 것이며, 허위청구로 판명되는 경우 청구액에 대한 환수처분은 물론,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되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형사처벌 결과에 따라 의료인 자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반면, 실손보험에 대한 통제는 요양급여기준과 같은 명백한 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균일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의료기관들이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보험 회사들을 위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법령을 근거로 수사기관을 등에 업은 사보험사들은 의료기관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실손보험 사기와 관련하여 나타나는 새로운 양상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의료기관을 정범, 즉 ‘주모자’로 보는 시각의 증가이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시행되기 전에도 실손보험을 허위로 타낸 경우 사기죄로 처벌됐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실손보험금을 받는 ‘환자’가 범죄행위의 주체가 되었고 의료기관은 이들을 얼마나 도와주었는지에 따라 형사처벌 될 뿐이었다. 따라서 수사 과정에서도 환자에 대한 수사가 선행되었고 이들로부터 충분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에만 의료기관으로 수사의 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한 자 뿐 아니라 취득하도록 한 자, 즉 의료기관과 의료인까지도 동일하게 취급하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굳이 환자들에게 완전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거나 환자들에 대한 수사를 선행하지 않더라도 의료기관을 주요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실손보험사기 범죄 수사 과정에서는 환자들을 굳이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고 참고인으로 조사하며 의료기관이 보험사기행위를 조장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환자들은 수사기관의 접촉만으로도 두려움에 빠지기 때문에 무리한 진술을 하기 쉬워진다. 결국 이러한 증거들이 켜켜이 쌓여 의료기관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정범으로 기소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손보험사들이 각 의료기관의 개별 진료행위 방식에 구체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형적으로 보험사기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프지도 않으면서 장기 입원하여 보험금을 받는 속칭 ‘나이롱 환자’들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진료행위의 ‘유무’를 토대로 허위 수령 여부를 판단하는데 그쳤다. 실제 내원하여 치료받지 않았음에도 특정 치아에 대한 충치 치료를 하여 주었다는 취지의 진료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으나 사보험회사가 확인해 보니 해당 치아는 이미 과거에 발치한 전력이 있는 경우, 실제 내원하여 진료하기는 했으나 실손보험 대상이 되는 다른 행위에 대한 확인서를 발급하여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경우, 시술 등의 시행을 위해 입원을 했으나 보험금 청구의 요건이 되는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원한 경우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가 내원해서 진료를 받고 그 행위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까지 그 진료가 반드시 필요했는지 여부까지도 사보험사들이 관여하려 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을 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했음에도 그 환자가 과연 수술을 할 적응증이었는지, 의사의 판단 하에 여러 차례에 걸쳐 실제로 수술을 시행했음에도 왜 한 번에 수술을 하지 않았는지 등을 문제삼는 것이다.

어떤 진료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원칙적으로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 모든 환자의 상황이나 상태가 동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경우는 의료기관의 ‘사기’여부를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사보험회사 스스로 무분별한 지급을 막기 위한 약관의 개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상품을 판매한 이후 특정 분야에 대한 지급이 늘어나는 경우 약관의 수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저항을 일으키는 대신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사기범이 되지 않기 위해 의료기관은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당연히 사실에 기반한 진료를 하고 그에 따른 확인서를 발급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 진료과정을 명확히, 그리고 자세히 기재하여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의학적 타당성에 대한 반론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금 청구와 관련하여 입원시간 등 비교적 명확한 자료가 근거가 되는 경우 이에 대한 기재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적용에 대한 언급을 먼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우리나라는 오랜 건강보험제도의 시행으로 환자들이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의료기관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환자들의 문의에 무조건 무응답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서비스 마인드에서 비롯되더라도 먼저 실손보험 적용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환자들이 불법적인 사항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이를 거절해야 하며 의심스러운 환자의 행동이 있는 경우에는 진료기록에 이를 명백히 기재해 놓아 향후 문제되는 경우 의료기관이 가담하지 않았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됨에도 환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지 불분명함에도 통증 기타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경우, 환자를 설득하는 한편 설득의 내용 기타 진료행위 과정을 상세히 기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진료행위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비와 그 밖의 서비스비용에 대한 계산서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 기타 서비스를 진료행위로 오인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관련 수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보험제도나 의료행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수사기관이 고발자인 사보험회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수사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입원의 적정성 심사 등을 의뢰할 수도 있도록 정하고 있어 사보험회사가 혐의점을 찾아내어 고발을 하면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아 수사에 유리한 자료까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기관 입장에서 아무리 당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수사기관에서 의학적 지식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이상 이미 기울어진 상태에서 출발하게 된다. 각종 보험에 따른 통제가 강화될 것이 명약관화한 이상,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정혜승 변호사  hsjeong@shin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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