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 인터뷰⑥] 기호 4번 임수흠 후보 “문재인 케어는 ‘임수흠 케어’로 이겨내겠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전이 한창이다. 의협 회장 후보들은 회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각자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차기 의협 회장이 해결해야 할 의료 현안이 만만치 않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문재인 케어'다. 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요구 등 외부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직역, 직능별로 분열된 의료계처럼 내부 문제도 산적해 있다. 본지는 의협 회장 후보들이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후보별 인터뷰는 기호와 무관하게 진행된 순서대로 게재된다)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이 3년 전 고배를 뒤로 하고 회장직에 재도전했다. 임 의장은 문재인 케어 대응 방안으로 ‘임수흠 케어’를 내세우며 그동안 왜곡된 우리 의료를 바로 잡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투쟁다운 투쟁, 협상다운 협상’을 기치로 내 건 임 의장은 개혁과 보수를 아우르며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을 위해 제대로 일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1955년생인 임 의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송파구의사회장, 의협 상근부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장 등을 역임했다.

- 40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와 포부를 밝힌다면.

의협 회장은 13만 의사를 대표해 회원들이 걱정 없이 환자 진료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회원들이 오히려 의협과 의협 회장을 더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TIME TO MOVE ON’ 제 선거 슬로건처럼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무능하고 회원들에게 신뢰를 잃은 현 집행부도 바꾸고, D등급 판정을 받은 불안한 의협회관도 바꾸고, 우리가 가진 현실 안주 의식도 바꿔야 한다. 의료계의 눈앞에는 졸속정책인 문재인 케어, 해결되지 않는 저수가, 의료 양극화 등 걸림돌들이 산적하다. 이제는 이 현안들을 뛰어넘어 의료계 모두가 함께 승리할 때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의료계의 지도자, 회원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지며, 지역과 직역에 상관없이 최대한 만나고, 함께 호흡하며 귀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저 임수흠의 당선이 곧 회원들의 승리가 될 수 있도록 멋지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하겠다.

- 의협 대의원회 의장을 거쳐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사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특히 임기 중 추무진 회장 불신임안이 두 번이나 임시대의원총회에 상정돼 그런 시선을 받는 것 같다.

대의원회 의장 출마 당시 고심이 많았다. 준비도 안됐을 뿐더러 회장 선거에 떨어지자마자 바로 의장으로 출마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고 당시 의사단체를 이끄는 분들이 전부 서울의대 출신이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출마를 고사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의 권유와 격려가 있었다. 또 평소 대의원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소명으로 그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서 물러나면 의사단체를 떠나 환자 진료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의장직를 맡게 됐는데 임기 내내 집행부가 회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무리 조언과 질타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의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책임지고 회무를 하며 회원들을 위한 권익보호와 의료개혁을 위해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의협과 회원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추 회장 불신임안 발의는 재적대의원 3분의 1이상이 찬성해서 이뤄진 것이다. 대의원회 의장은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어 정관에 따라 안건을 심의하고 임총을 개최해 이를 진행할 뿐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불신임안 발의에 동의하거나 참여하지도 않았다. 의장을 하면서 회장을 불신임 시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마이너스다. 회장이 제대로 해 불신임 안건이 상정되질 않기를 바랐다는 점을 알아달라. 저를 음해하려는 사람들이 자꾸 책임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한간에서는 제가 의장이 아니었으면 추 회장 불신임안이 통과됐을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의장으로서 업이라 생각한다.

- 의료계 내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문재인 케어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며 이에 대한 대안은.

문재인 케어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다. 의료 이용 증가율을 연평균 7.5% 내에서 막지 못하면 정부는 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돼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사라진다. 결국 정부는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의료 이용을 통제하거나 수가를 낮출 게 분명하다. 이 외에도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 양극화 심화, 의료 질 저하 문제 등이 함께 발생할 것이다.

이미 수차례 밝힌 바대로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안은 임수흠 케어다. 임수흠 케어는 건강보험 3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수가는 OECD 평균수가, 보장은 필수의료 90% 보장, 그리고 보험료율 12% 부담과 공공재원 지원을 80%까지 높여 의료의 질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다. 이번에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문재인 케어와 임수흠 케어를 놓고 직접 국민들에게 판단을 받겠다.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큰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번 사건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또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대책은 무엇인가.

경찰 발표에 의하면 주사제 준비 과정 중에 오염이 됐고, 그것이 사망과 연계가 됐다고 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으며 유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여기서 멈추고 그 책임을 현장에서 밤을 세워가며 치료한 전공의와 암 투병 중에도 진료에 최선을 다 한 교수에게 돌린다면 이런 사태는 또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온 이번 사건 처리에 있어 몇몇 희생양에게만 책임을 지우고 정작 그 근본 원인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의료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환자 의료체계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로 의료계가 시끄러웠다. 차기 집행부에서는 이를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기본 원칙을 먼저 세워야 한다. 의료계와 정부 전문가로 모인 TF를 구성해 이번에는 의료계의 근간을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3년 정도 기간을 둬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면서 논의를 거쳐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 합의안에는 실질적인 재원 투자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

또 전문의가 80%인 우리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해 일차·이차·삼차 의료기관 모두가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성격인 진료의뢰-회송 부분은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완성되기 전에라도 단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병·의원에 환자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대학병원에는 경증환자, 만성질환자를 줄이는 대신에 연구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난립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의원-전문병원-종합병원-대학병원으로 단순화 하고 각 지역에 맞게 병원 개설을 합리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공공의료기관 확충도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료계와 합의를 먼저 이루고, 의-정이 합의안을 공개한 후 국민의 동의를 받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 한의사들이 의과의료기기 사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더불어 생각하고 있는 의료일원화 방안이 있다면.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 종류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한의사들이 엑스레이와 CT 등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으면 의과대학에 입학해 필요한 교육을 받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된다.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은 절대 불가하다. 반드시, 철저히 막아내겠다. 13만 의사들이 면허증을 반납하고 파업에 나서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면허를 반드시 지켜내겠다.

의료일원화는 한의대 폐지를 통한 자연 소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의대가 존속하는 한 실제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한의사 의료인 배제, 한의약정책과 폐지 등 구호성 정책에 힘을 분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한의대 폐지에 올인하겠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묶인 실타래를 끊어야 한다.

(자료제공: 임수흠 후보 캠프)

- 의협에 대한 회원들이 관심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이는 회비 납부율이나 의협 회장 선거 투표율에서도 나타난다. 회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그동안 (협회에 대한)불만이 너무 많이 쌓여왔기에 회원들이 떠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시대나 정부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집행부 탓이 제일 크다. 리더는 현안에 제대로 대처해 회원들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 또 의협 뿐 아니라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의 단체들이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단체들이 자주 소통하며 건보재정 파이를 늘리는 등 공통적 이슈에 대해 함께 대응하고 단체별로 이해가 부딪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회원들을 설득하며 회원 권익을 증진하는 노력을 보이면 회원들의 마음도 조금씩 돌아 설 것이다.

- 의협 개혁에 대한 요구가 많다. 후보가 생각하고 있는 개혁 방향은.

대한병원협회가 독립법인으로 나가있지만 의협은 13만 의사 모두를 끌어안아야 한다. 개원의만 대표하는 조직처럼 보여선 안 된다. 이를 위해 KMA폴리시나 보험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규모를 슬림화하고 세부적인 업무는 산하 단체에 일임해야 한다. 의원급 수가협상도 대개협을 분리시켜 맡겨야 한다. 의협은 산하 단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잡다하게 많은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나아가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의료개혁은 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적절한 대가를 요구하며 의료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성과를 얻는 한편 후배들에게 개혁의 DNA를 물려주는 것이다. 기존 체제에 안주해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실제 행동에 나서 의료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고민해야 한다.

- 대한의학회 소속 대의원들이 의협 대의원총회 참석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배정된 대의원 수를 줄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와 대책은 무엇인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결국 대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대의원직에 대한 관심과 의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자리에 오기까지 어느 정도 노력했는지가 중요하다. 대의원직에 대한 명예, 의무, 책임감 등은 제가 개혁을 추진해 온 결과, 3년 전 보다는 많이 개선이 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의학회 소속 대의원들은 대부분 학회 이사장들이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분들이지만 의료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소속 단체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 대의원회에 참여한다면 지금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의료계가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사실 이는 우리 의사들이 그동안 현안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책임도 일부 있다. 이제는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외부로 표출하고 합리적인 명분을 가지고 국민과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개혁과 보수를 모두 아우르며 경험과 뚝심, 능력을 가진 저 임수흠뿐이다. ‘TIME TO MOVE ON’,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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